올해 출판계의 사건으로는 도서정가제 실시를 빼놓을 수 없지만, 알라딘 내부로만 보자면 북플 론칭도 '사건'으로 기록됨직하다. 대략 일주일만에 친구가 400명을 넘어섰고, 북플 효과로 즐찾도 350명 가량이 늘었다. '책, 읽는 사람들'의 담합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게 일주일 사용자의 소감이다. 하지만 한달 정도는 이런 현상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새로움'의 이미지가 지워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흥미를 자극할지는 아직 미지수. 북플용 글쓰기라는 게 아직 꺼려지는 이유다(활용법을 모르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여전히 모든 글을 블로그에 적는다. '이주의 책'도 마찬가지다.
과학 분야와 잠시 재보다 이번주 '이주의 책'은 모두 역사 분야에서 골랐다. 타이틀북으로 가져온 건 정광 교수의 <조선시대의 외국어교육>(김영사, 2014). 제목만으로도 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조선시대 역관을 다룬 책으로 이상각의 <조선 역관 열전>(서해문집, 2011)과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정광 교수 30년의 역작 <조선시대의 외국어교육>. 한어, 몽고어부터 일본어, 여진어 및 만주어까지. 조선의 주변국 언어교육 전반에 대한 탁월한 통찰과 철저한 분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조선시대 외국어 교육은 왜 필요했고,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습득한 외국어를 평가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이었는가. 당시 외국어 교육은 오늘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훌륭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전문 외국어 교육제도와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조기교육, 집중적인 반복교육, 생생한 회화교육, 끊임없이 수정 보완한 빼어난 교재 등 지금까지 불모지였던 조선시대 외국어 교육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분석하고 정리해낸 심도 깊은 역작이다.
두번째 책도 좀 특수한 주제의 역사서다. 아나톨리 쿠진의 <사할린 한인사>(휴북스, 2014). '19세기 후반기에서 21세기 초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사할린 주에서의 한인 이주과정에 대한 총체적 학술연구의 결과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방대한 문서를 기반으로 해서 사할린 섬으로의 자발적 그리고 강제 이주의 전제, 조건 그리고 원인들을 명확하게 특징지었으며, 한인들의 역사적 삶의 특별한 특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할린 주 국립문서보관소 학술연구원장을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확장한 책으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 강제 이주 후 50년 이상 억류되었다가 귀환한 사할린 한인들에 대한 연구서로는 이순형의 <사할린 귀환자>(서울대출판부, 2004)도 참고할 수 있다.
세번째 책은 다산의 현손(玄孫) 정규영이 다산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편찬한 다산의 일대기 <다산의 한평생>(창비, 2014)이다. '다산 가문의 공식 연보'로서 이번에 한문학자 송재소 교수의 완역으로 출간됐다. "다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다산 저술과 사상의 흐름을 꿰뚫는 사료적 가치가 풍성한 연보로, 일반 독자들이라면 지극한 도(道)를 추구하는 다산의 진면목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다산 입문서로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개다. 송재소 교수의 <다산시 연구>(창비, 2014)도 같이 나왔는데, 1993년에 나왔던 초판의 개정판이다. 초판에는 <사암(俟庵)선생연보>, 즉 <다산의 한평생>이 같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분권되었다. 아무려나 다산 입문으로는 박석무 선생의 <다산 정약용 평전>(민음사, 2014),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한길사, 2003)와 함께 손 닿는 곳에 놓아둠직하다.
네번째는 그래픽 노블로 리쿤우의 <내 가족의 역사>(북멘토, 2014)다. "현대중국사를 만화로 재현해 온 세계적인 만화가 리쿤우가 시대의 풍랑에 휩쓸린 평범한 가족의 일대기로 잊혀 가는 전쟁의 기억을 되살린다.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대 중국인이 어떤 역사 속에서 탄생했으며,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지 그 마음의 풍경을 보여 준다." 그보다 먼저 <중국인 이야기1>(아름드리미디어, 2012)가 출간됐었는데, 아쉽게도 1권만 나오고 소식이 없다.
다섯번째 책은 저자의 이름 때문에 눈길이 가는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옥당, 2014)이다. 먼저 나온 <찰스 디킨스가 들려주는 청소년을 위한 영국인 이야기>(시와진실, 2012)와 같은 책을 옮긴 게 아닌가 싶다. 만약 복수의 번역본이라면, <영국사 산책>과 <영국인 이야기> 가운데 어느 것이 정본이 될 만한지 궁금하다...
| 조선시대의 외국어 교육
정광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18,800원 → 16,920원(10%할인) / 마일리지 9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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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할린 한인사- 19세기 후반기에서 21세기 초까지
아나톨리 티모페예비치 쿠진 지음, 문준일.강정하 옮김 / 휴북스(HueBooks) / 2014년 11월
18,000원 → 17,100원(5%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1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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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의 한평생- 사암선생연보
정규영 지음, 송재소 옮김 / 창비 / 2014년 11월
17,000원 → 16,150원(5%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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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족의 역사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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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4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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