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동녘, 2013)을 교재로 강의를 하게 돼 그밖에 참고할 자료도 더 찾아봤는데, 가장 최근에 나온 건 프레데릭 보름스의 <현대 프랑스철학>(길, 2014)이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이 사르트르부터 시작하는 데 반해서 <현대 프랑스철학>은 역시나 베르그손부터(개인적으로는 '베르그송'이란 표기를 더 선호하는데, 이젠 그렇게 표기하는 전공자들이 거의 없어졌다. 고유명사 표기에서 원음주의는 한 가지 기준일 뿐이고, 일관성이라는 면도 고려해야 한다).

 

 

베르그손에 관해서라면 최근에 나온 황수영의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갈무리, 2014)도 참고할 수 있는데, 입문서에 해당하는 책은 아니고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와의 대화'라는 부제대로 '심화' 단계에 해당한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에는, 이게 관행인가 약간 의문이 드는 '철학자'들도 포함돼 있는데, 통상 문학비평가로 분류되는 모리스 블랑쇼, 롤랑 바르트와 정신분석가로 자크 라캉,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그들이다. '철학'의 의미를 '사상'에 가까울 정도로 폭넓게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정작 폴 리쾨르 같은 경우가 빠진 게 특이사항. 교양강좌를 옮긴 것인 만큼 그래도 난이도가 얼마간 조정되어 있다는 게 장점이다(그렇더라도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읽어나가는 건 역시나 무리해보인다).

 

 

사실은 프랑스 현대철학에 대한 참고자료로 벵쌍 데꽁브(벵상 데콩브)의 <동일자와 타자>(인간사랑, 1990)를 먼저 떠올렸지만,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절판되긴 했지만 영어판과 러시아어판까지 나와 있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책. 1930년대부터 1970년말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영어본 제목은 <현대 프랑스철학>이다.

 

 

이와 함께 프랑스 구조주의 관련으로 읽어볼 만한 건 뤽 페리와 알랭 르노가 공저한 <68사상과 현대 프랑스철학>(인간사랑, 1995). 이 또한 절판된 지 오래된 책이지만 다시 찾아보니 영어판이 나와 있다. <60년대 프랑스 철학>이라는 제목이다. 구조주의와 그 이후를 다룬 책으로 보면 되겠다. 비슷한 시기를 다룬 책으론 크리스티앙 데캉의 <오늘의 프랑스 철학사상>(책세상, 1991)도 번역됐었지만 개인적으론 별로 재미를 못 본 책이다. 절판되지 않은 책으로 에릭 매슈스의 <20세기 프랑스 철학>(동문선, 1999) 정도가 유익했다.

 

 

찾아보니 영어본으로는 개리 거팅이나 앨런 슈리프트 같은 전공자들의 20세기 프랑스철학 가이드북이 나와 있다. 좀 부담스런 가격대여서 구입은 보류하지만 일단은 보관함에.

 

그밖에 구조주의 관련으르는 프랑수아 도스의 <구조주의의 역사1-4>(동문선, 1998-2004)나 만프레드 프랭크의 <신구조주의란 무엇인가1,2>(인간사랑, 1998-1999) 등이 더 있지만 일반 독자의 독서 범위는 넘어서는 것 같아서 생략한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에서 <현대 프랑스철학> 정도를 독파한 연휴에 생각해볼 문제이지 싶다...

 

1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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