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류학자 마셜 살린스의 대표작 <석기시대 경제학>(한울, 2014)이 번역돼 나왔다. 올봄에 <역사의 섬들>(뿌리와이파리, 2014)이 출간됐을 때도 번역되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은 바 있는데, 소망이 실현된 셈이라고 할까(다만 다소 비싸게 실현된 게 흠이다. 대개 많이 나가지 않을 경우 책값이 비싸게 매겨지는데, 이 책은 영어 원서도 비싼 편이다).

 

 

어떤 책인가.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현재적 의의에 대해 출판사에서는 이렇게 짚는다.

저자인 마셜 살린스는 수렵채집 경제가 ‘생계경제’를 대표한다고 보는 경제학의 전통적인 사고방식, 즉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서 벗어나 수렵채집 사회야말로 원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였음을 증명하고 본래의 모습을 복원하려 한다. 이 책은 경제인류학의 고전적 쟁점과 풍부하고 흥미로운 민족지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인류학, 고고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경제사, 사학 전공자들의 교재나 연구서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신고전파 주류 경제학에 대한 인류학적 비판을 현재의 맥락으로 호출하면, 당대 금융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신화를 폭로하고 좀 더 인간 중심적인 경제 철학과 대안적인 세계관을 모색하는 데 의미심장한 지적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두 가지 의의가 있겠다는 것. 하나는 석기시대 수렵채집 사회에 대한 통념을 교정해준다는 의의이고,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신화를 폭로하고 대안적 세계관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게 다른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주의 고전'으로 꼽을 만하다...

 

1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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