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중간시험을 치른 아이에게 영화를 보여주러 가기 전에 잠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명망 있는 작가들을 고른 건 내주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듯하기 때문이다(통상적으론 10월 둘째주 목요일에 수상자가 발표된다). 미국 작가로 단골 후보인 필립 로스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새 작품이 번역돼 나왔고,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의 1990년작도 번역됐다. 매큐언도 1948년생이니까 1949년생인 하루키와 비슷한 연배이고 경력으로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어도 놀랄 게 없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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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의 소설이 나오는 건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미국의 목가>(문학동네, 2014) 이후 <유령 퇴장>, <굿바이, 콜럼버스>에 이어 <전락>까지 세 편이 더 번역되었다. 이 정도면 노벨상 수상작가 수준의 대우가 아닌가 싶다(물론 만년 후보작가이긴 하다). 150여 쪽의 작품이므로 '장편소설'이라고 부르긴 좀 어색하고, 중편 정도라고 해야겠다. 어떤 작품인가.
미국에서 2009년에 발표된 <전락>은 필립 로스가 일흔여섯의 나이에 펴낸 서른번째 책으로, 천재 연극배우가 갑자기 재능을 잃으면서 전 인생이 파탄 나는 이야기를 통해 생에 대한 로스 특유의 비정한 통찰과 집요한 사유를 보여준다. <에브리맨>(2006)과 <유령 퇴장>(2007)에서와 마찬가지로, 나이든 남자 주인공을 통해 노년의 가혹한 삶을 가차없이 묘사한 <전락>은 영화배우 알 파치노와 감독 베리 레빈슨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201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분에서 상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도 궁금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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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어느 정도 독자층이 있는지 궁금한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은 일년에 한권 페이스로 출간되고 있다. 올해 나온 건 <악몽>(포레, 2014)로 "조이스 캐럴 오츠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발표한 작품 중 '악몽'을 테마로 직접 선별한 단편 여섯 편과 중편 '옥수수 소녀'가 실린 소설집"이다. 2011년 브램스토커상, 수록작 '화석 형상'으로 세계환상문학대상 단편상을 수상한 경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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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과 무관하게 오츠의 소설로 마릴린 먼로를 소재로 한 <블론드>(올, 2011)가 갑자기 읽고 싶어졌는데, 짐작엔 그녀의 소설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덜 읽힌 작품이 아닐까 한다. 책은 표지만으로도 소장하고픈 욕심을 품게 하건만. 조만간 구입을 추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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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언 매큐언. <이노센트>(문학동네, 2014)가 번역돼 나왔는데, "2차 세계대전 직후 냉전하의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한 청년의 잃어버린 순수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큐언의 초중기 대표작 가운데 하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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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암스테르담>과 <속죄>도 뒤늦게 구입한 처지에서는 독서 순서를 미뤄둘 수밖에 없지만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니까 또 생각이 달라진다(표지도 브란덴부르크문이다). 베를린에 다녀온 이후엔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에 아무래도 점수를 더 주게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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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판의 몇 가지 표지이고, 아래도 작품과 관련된 이미지다. 전후 베를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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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이미지이긴 하지만, 같은 길을 따라서 걸어들어가고픈 생각이 들게 한다. 매큐언을 가이드 삼아도 좋겠다...
14. 10.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