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에 걸맞은 찜통 더위다. 새 서재에는 전 주인이 놔두고 간 에어컨이 있어서 이런 날은 도움이 된다. 어차피 매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창문도 닫아야 할 판이기 때문에. 아이의 방학 숙제를 거드느라 오랜만에 대학에 다녀와서 한숨 고르는 의미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출판계도 여름 대목이란 게 굳어져서 '블록버스터' 도서들이 주로 여름에 출간된다. 올해는 오랜만에 신작이 나온 밀란 쿤데라를 비롯해 파울로 코엘료, 알랭 드 보통 등이 눈길을 끈다. 하루키의 단편집도 8월말에 출간된다고 한다. 쿤데라와 코엘료, 알랭 드 보통의 책을 휴가철 도서로 꼽아놓는다(오늘자 블로거 베스트셀러 순위대로다).
쿤데라는 작년에 전집까지 나온 터여서 신작이 좀 멋쩍긴 하지만 여하튼 <무의미의 축제>(민음사, 2014)가 이번에 나왔고, 당연히 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번 겨울쯤에 동유럽 문학 강의를 기획하고 있는데, 메인 작가로는 자연스레 쿤데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전집도 나온 김에 다시금 정독해보려고 한다. 체코문학 전공인 김규진 교수의 <한권으로 읽는 밀란 쿤데라>(21세기북스, 2013), 그리고 전집 서플먼트로 나온 <밀란 쿤데라 읽기>(민음사, 2013) 등도 참고할 만한 자료다. 예전에 쿤데라 연구서도 몇 권 구해놓은 게 있는데, 시간이 나면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봐야겠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은 <불륜>(문학동네, 2014)다. 작년에 나온 <아크라 문서>(문학동네, 2013)도 아직 읽지 못했는데, 더 두툼해진 신작으로 찾아왔다. 더 흥미로워 보이기도 하고. 영어판도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알랭 드 보통의 신작은 <영혼의 미술관>(문학동네, 2013)에 이어서 예기치 않은 타이틀이다. <뉴스의 시대>(문학동네, 2014). 어차피 뉴스가 궁금해서 읽는 책이 아니니까 주제나 제목은 상관 없겠다. 알랭 드 보통의 독자가 보통의 책을 읽는 것이니. 어떤 책인가.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전하는 뉴스의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 그는 이 책에서 뉴스를 소재로 우리 시대의 미디어를 둘러싼 풍경을 낱낱이 묘사하면서, 쇄도하는 뉴스와 이미지 들 속에서 좀더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뉴스를 수용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보통은 항상 보통 이상을 말할 줄 아는 작가이므로 기대해봄직하다...
14. 08. 01.
P.S. 참고로 8월말 출간 예정인 하루키의 신작 단편집 제목은 <여자 없는 남자들>이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지난해에 나온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영어판도 출간된다. 하루키의 소설은 워낙 영어 번역본들이 뛰어난 걸로 알려져 있어서 어떻게 옮겨졌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