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으론 최근에 나온 랭보의 시집과 모파상의 단편집을 고른다. 각각 프랑스 시와 단편소설을 대표하는 시인과 작가인 만큼 작품집 출간이 반갑다.

 

 

먼저 '랭보 시집'이란 부제를 달고 나온 <나의 방랑>(문학과지성사, 2014). 랭보 전집에서 운문시와 자유운문시를 발췌해 옮긴 걸로 돼 있다.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서 <지옥에서 보낸 한철>과의 중복 여부는 알 수 없다. 역자는 <시를 버린 시인 랭보>(한국학술정보, 2012)라는 연구서를 펴낸 한대균 교수로 랭보 전공자이고 고은과 조정권 시인 등의 작품을 불역하기도 했다.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간에 랭보 번역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견해가 많았기 때문에 반시반의하면서도 새 번역본에 대해 기대를 가져본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보들레르 선집이 조만간 출간될 예정으로 아는데, 랭보 선집도 더 나오면 좋겠다.  

 

 

체호프와 함께 세계 단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집도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됐다. <기 드 모파상>(현대문학, 2014). 800쪽이 넘는 분량이니까 현재까지 나온 모파상 단편집으로는 최대 규모일 듯하다. 나름대로 '정본'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여타 번역본으로는 문예출판사판과 지만지판 정도가 선택지였었다. 안 그래도 지난 봄에 <여자의 일생>(민음사, 2014)이 새로 번역돼 나왔길래 단편집들도 같이 구했는데(영역본도 포함해서), 가을에는 단편작가들만 모아서 읽어볼까 싶다. 세계 단편문학사를 잘 개관하고 있는 책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14. 06. 21.

 

 

P.S. 랭보에 대해서는 정본 번역본이 없다고 해서 평전 독서도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책이라도 구해볼까 싶다. 삐에르 쁘띠필의 <랭보, 지옥으로부터의 자유>(홍익출판사, 2001)는 소장도서이고, 클로드 장콜라의 <랭보>(책세상, 2007)가 관심도서다. '바람구두를 신은 천재 시인'이란 부제를 단 장콜라의 책은 가장 방대한 분량의 평전이기도 하다.

 

 

한편 랭보와 함께 같이 떠올리게 되는 이름이어서 로트레아몽도 찾아보니, 흠, 모두 절판되고 현재 구할 수 있는 책이 없다. <말도로르의 노래> 같은 책도 다시 나오길 기대한다. 학부시절에 읽은 몇 안 되는 만화 중의 하나인 허형만의 <카멜레온의 시>에 바탕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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