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역시나 접전지역은 경합이라고 뜬다. 결과는 더 두고볼 일이지만 서울에서만큼은 좋은 결과가 예견되는 듯싶어 다행스럽다(나는 경기도민이지만). 저녁을 먹기 전 막간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지난 몇달에 비하면 부지런을 떠는 게 되겠지만 6월에 접어든 지도 며칠 됐다.

 

 

1. 문학예술 

 

정이현 작가가 추천한 책은 <그 길 끝에 다시>(바람, 2014)다. "함정임, 한창훈, 이기호, 손홍규, 백영옥, 김미월, 윤고은 등 21세기 대한민국 문단을 이끌고 있는 대표 작가들이 대한민국 도시를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 7편을 모은 소설집".

 

내가 고른 예술분야의 책은 이일수의 <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시공아트, 2014)다. <즐겁게 미친 큐레이터>(생각의나무, 2013)의 저자가 쓴 것으로 '조선시대의 문화·예술은 정말 고리타분할까?'란 질문을 던지고, 그렇지 않다는 점을 실증한다. 조선시대 그림에 대한 입문서 격의 책으로 유용하다.

 

 

 

여름은 한국 독자들에게 소설 읽기의 계절이기도 한 만큼 몇 권의 국내소설을 더 얹는 게 무리는 아니겠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창비, 2014), 박형서의 <끄라비>(문학과지성사, 2014), 엄창석의 <빨간 염소들의 거리>(민음사, 2014) 등이 지난 계절에 나온 주목할 만한 소설들이다.

 

 

 

외국소설도 보태자면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다산책방, 2014),  다시 번역돼 나온 노먼 매클린의 <흐르는 강물처럼>(연암서가, 2014), 그리고 로맹 가리의 <밤은 고요하리라>(마음산책, 2014) 등 눈길을 끄는 책들이 적잖다(반스의 책은 죽은 아내를 추억하는 회고록이다). 취향대로 읽어보면 되겠다.

 

 

 

흠, 장르소설 독자들을 위해서도 뭔가 골라두어야 할 것 같다. 가이드북의 하나로 국내 필자들이 쓴 <탐정사전>(프로파간다, 2014)이 나와서이기도 한데(장르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어서 이런 책은 욕심이 난다), '앨러리 퀸 컬렉션'의 두 권도 같이 보탠다. 앨러리 퀸도 '역사상 중요한 탐정' 목록에 포함돼 있다.

 

 

 

2. 인문학

 

인문학 분야의 추천도서는 이경수의 <숙종, 강화를 품다>(역사공간, 2014)와 곽철환의 <불교의 모든 것>(행성B잎새, 2014)이다. 불교 길라잡이로는 같은 저자의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불광출판사, 2014)도 나란히 나왔는데, 둘다 불교 입문서이자 사전으로 참고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트랜스내셔널 인문학 총서로 나온 책들을 이달에 훑어보려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의 학술대회 발표문을 모은 책들이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분야의 추천도서로는 찰스 몽고메리의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미디어윌, 2014)와 중국 CCTV다큐 제작팀의 <기업의 시대>(다산북스, 2014)가 올라왔다. 전자는 도시를 주제로 한 책으로 벤자민 <뜨는 도시 지는 국가>(21세기북스, 2014)와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경제분야의 책을 좀 보강하면,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의 신작 <당신이 경제학자라면>(웅진지식하우스, 2014), 미국의 두 젊은 경제학자가 쓴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김영사, 2014), 그리고 '전 세계 100억 인류가 만들어낼 위협과 가능성'을 다룬 대니 돌링의 <100억 명>(알키, 2014) 등이 흥미를 끄는 책들이다. 이런 정도는 똑똑한 고등학생들도 읽어볼 만하다. 

 

 

4. 자연과학

 

자연과학 쪽에서는 정부희의 <곤충의 빨간 옷>(상상의숲, 2014)이 추천도서다. <곤충의 밥상>(상상의숲, 2010)부터 시작된 '정부희 곤충기'의 다섯번째 책. 몇 권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완간된다면 한국판 파브르 곤충기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평들이 좋다. 아, 파브르 곤충기는 10권짜리로 완역돼 있다.

 

 

관찰 대상으로 곤충과 맞먹을 만한 게 별들이 아닐까 싶은데, 과학 내지 천문학 관련서도 몇 권 더 얹는다. 이준호의 <과학이 빛나는 밤에>(추수밭, 2014)는 '천체물리학부터 최신 뇌 과학까지, 우주의 역사부터 과학의 역사까지' 다룬 통합형 과학 입문서. 저자는 과학분야의 인기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 지기라고 한다. 청소년들에게도 권장해볼 만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 <초신성의 후예>(사이언스북스, 2014), 국립과천과학관 지기 이강환의 <우주의 끝을 찾아서>(현암사, 2014)도 밤하늘에 대한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만한 책들이다. 

 

 

5. 실용일반

 

실용일반의 추천서로 올라온 건 한복희의 동화 가이드북 <독이 되는 동화책 약이 되는 동화책>(을유문화사, 2014)이다. 이젠 동화책을 읽힐 아이가 없어서 글쓰기 관련서를 실용서로 더 고르면 상반기 베스트셀러인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 2014), 그리고 요즘 '핫'한 <고종석의 문장>(알마, 2014)을 읽어봐도 좋겠다. 남들이 어떤 책을 읽는 것인가 염탐도 할 겸. 글쓰기는 절필했다지만 고종석의 '한국어 글쓰기 강좌'는 성황리에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다.

 

 

 

0. 영화

 

내 맘대로 고르는 주제는 오랜만에 영화로 잡았다. 관련서가 몇 권 눈에 띄기 때문인데, 주성철 '씨네21' 기자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소울메이트, 2014)는 일반적인 가이드북이 될 만하고 김호영의 <영화이미지학>(문학동네, 2014)은 영화학의 현단계를 가늠하게 해줄 듯싶다. 덧붙여, 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김서영의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은행나무, 2014)은 이론과 비평의 실제에 대한 한 사례로 참고할 만하다.  

 

14. 06.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고른다. 19세기 영국의 대표 작가의 대표작. "빅토리아 여왕 시대, 영국의 중산계급에 널리 퍼졌던 사회적 욕망을 충실히 반영한 작품이다. 가난에서 벗어나, 일정한 수입이 있으며 적당한 교육을 받은 교양 있는 사람, 즉 신사가 되려는 주인공 핍의 정신적 사회적 성장을 그린다."

 

 

여러 차례 영화화된 작품이기도 한데, 이번 기회에 BBC에서 만든 3부작 버전으로 감상해볼 참이다. 번역본은 민음사판 외에도 최근에 나온 열린책들판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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