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러시아문학 관련서에 대해 적는다.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과 후반의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책이 나란히 나와서다.
순서대로 하자면, 먼저 조지 기비안과 윌리엄 찰스마가 엮은 <러시아어 문화와 아방가르드>(예림기획, 2014). 원제도 그렇고 원래 <러시아 모더니즘 1900-1930>(열린책들, 1988)으로 나왔던 책이다. 그게 <문화와 아방가르드>(열린책들, 1997)로 한번 제목이 바뀌더니 출판사를 옮기면서 이번에 한번 더 바뀌었다(좀 생뚱맞은 제목이다). 러시아문학 전공자들에게 소용이 닿을 만한 논문들이 수록돼 있다(대학원생들에게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학술명저번역 총서의 하나로 나온 보그다노바의 <현대 러시아문학과 포스트모더니즘>(아카넷, 2014).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기까지'가 부제로 이 시기 러시아문학의 흐름에 대한 요긴한 소개서이자 해설서이다. 러시아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가 유행할 무렵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던 책. 그 사이에 몇몇 작가들이 국내에도 소개된 터여서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참고해볼 수 있겠다. 가령 책에서 다뤄진 베네딕트 예로페예프나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타티야나 톨스타야, 빅토르 펠레빈, 류드밀라 페트루셉스카야 등의 작품세계에 대한 비평으로도 읽어볼 수 있는 것.
베네딕트 예로페예프의 <모스크바빌 페투슈키행 열차>(을유문화사, 2010), 빅토르 펠레빈의 <P세대>(문학동네, 2012) 등이 대표적이다. 도블라토프와 톨스타야의 작품도 서너 권씩은 번역돼 있다. 보그다노바의 책과 짝이 될 만한 책은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기원과 향방'을 부제로 한 미하일 옙슈테인의 <미래 이후의 미래>(한울, 2009)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러시아 안팎에서 나온 대표 연구서가 모두 번역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권의 원서는 이렇다.
14. 0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