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원우의 일본론이 출간됐다. <일본 탐독>(글항아리, 2014). "이 책은 그동안 30여 년에 걸쳐 내 나름대로 겪은 일본의 사정과 일본인의 진정성을 솔직하게 밝힌 탐문기이자, 주관/객관의 저울질을 번갈아 해대면서 작금의 형편과 견주어본 일본/일본인의 전신상에 대한, 좀 중뿔날지도 모르는 비판적 고찰이다"라고 작가는 적었다. 일본론이야 모자라지 않게 나와 있지만(막상 떠올리려고 하니까 많지 않다), 중견 작가가 보는 시각은 또 새로울 수 있겠다 싶다. 소개는 이렇다.

 

특유의 시각으로 일본 문화 전반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일본의 국수주의적 경향 밑에는 ‘머리 없는 세계’와 ‘세계 없는 머리’라는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거침없는 해설로 일본 읽기의 정곡에 육박해 들어간다. 한편 일본의 구석구석을 묘사한 것에 견주어 한국 사회의 성숙/미숙을 겹쳐 읽고 또 쓰는 입체적 성찰은 단연 유니크하다. 저자가 일본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몸소 겪은 일본 사회와 일본인 일반의 심부深部에는 한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이 고루 섞여 있는가 하면, 일본의 저작물에 숨어 있는 미덕/미달을 가감 없이 평가하는 담론에는 새로운 설득력이 넘쳐난다.

덕분에 생각난 책은 박경리 선생의 일본론 <일본산고>(마로니에북스, 2013)이다.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가 부제.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집권한 터라 마음에 더 와닿는다. 배경은 이렇다.

1926년 출생한 박경리는 만 20세까지의 시간을 온전히 일제 강점기 속에서 지내야 했다. <토지>는 구한말에서 1945년 해방까지의 시공간을 온전히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의 일본 체험은 아픈 기억이자 굴레였으며, 한편으로 분석과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다. <토지>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인물들의 부침과 민족 담론의 양상, 일본의 식민 지배 전략과 한일 문화 비교론, 지식인들의 숱한 논쟁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오랫동안 대표적 일본론으로 자리잡아온 이어령 선생의 <축소지향의 일본인>과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14. 0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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