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고른다. 느낌으론 아주 오랜만에 고르는 듯싶다(그만큼 일주일이 길었던 것일까. 주말이 돼서야 여행의 피로도 조금 누그러진 듯하다). 타이틀북은 '걸작 논픽션'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최고의 인재들>(글항아리, 2014)이다.

 

 

제목만으론 내용을 오해하기 쉬운데, '왜 미국 최고의 브레인들이 베트남전이라는 최악의 오류를 범했는가'가 부제다. 미국과 베트남전을 다룬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일 듯.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전설적인 책으로, 뉴저널리즘을 창시한 책이다. 미국 의회에서 베트남 전쟁의 기원에 대한 논의도 개시하지 못하고 있던 1969년 집필을 시작해 1972년 대장정을 마치고 출간된 이 책은 1104쪽(한국어판)에 이르는 대작 논픽션이며 미국이 베트남전과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총체적으로 밝힌 책이다.

 

그런데, 제목이 왜 '최고의 인재들'인가. "케네디 대통령(1961~1963 재직)과 린든 존슨 대통령(1963~1969 재직) 시대 워싱턴 엘리트들, '하버드 클럽'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두뇌들이 모였던 케네디의 드림팀이 어떻게 베트남전이라는 최악의 실수를 범했는지를, 그 인물들의 복잡한 네트워크와 개개의 심리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서 그려낸" 대작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당시 국방부장관이었던 맥나마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서 더 반가운 책이다(무겁고 비싸긴 하다). 저자 핼버스탬의 책으론 한국전쟁을 다룬 유작 <콜디스트 윈터>(살림, 2009)가 먼저 출간된 바 있다.  

 

 

두번째 책은 '인재' 관련서로 골랐다. 아만다 리플리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부키, 2014). '미국을 뒤흔든 세계 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가 부제다. 저자가 "3년에 걸쳐 전 세계 교육 강국을 직접 방문하고, 4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를 만나고, 교환학생을 상대로 숱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실시한 끝에 현장감 넘치는 교육 르포르타주"를 내놓았다고. 그 방문국이 핀란드, 폴란드와 함께 한국이다. 우리에겐 '당연하게' 보이는 교육 현실이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재난 생존술'이라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룬 저자의 데뷔작 <언씽커블>(다른세상, 2009)도 소개됐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세번째 책은 미국의 법학자 프레드 로델의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후마니타스, 2014). "1939년에 출간한 책으로, 일반 대중들로부터의 많은 공감과 더불어, 커다란 비판과 논란 역시 불러일으킨 책이다. '고대에 주술사가 있었고, 중세엔 성직자가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법률가들이 있다'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사회와 민주주의의 최후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법원과 법관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경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 못지않게 신랄한 내용을 담고 있군. 청소년 독자라면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들이 쓴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부키, 2013)과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네번째 책은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의 <모성애의 발명>(알마, 2014)이다. '엘리자베트'라고 표기돼 그렇지 처음 소개되는 저자가 아니고 '엘리자베스 벡 게른스하임'으로 검색하면 여러 권의 책이 이미 나와 있다(저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아내이며 두 사람은 공저도 여럿 펴냈다). 이번에 나온 건 <내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새물결, 2000)의 개정판이다. 모성의 사회사를 다룬 책으로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한국과 유사하게 독일에서도 2000년대 후반부터 저출산 문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독일 언론은 세대 간 합의의 파기, 불안한 연금, 사회복지 체계의 과중한 부담, 경기 침체 등을 우려하며 이 문제를 “나라의 흥망”이 달린 이슈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 따르면, 최근의 극적인 출생률 감소는 본질적으로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출생률 감소는 21세기에 새삼스럽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근대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오랜 역사가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저출산이나 여성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필독해볼 만하다. 저자에게 관심이 있다면 울리히 벡과의 공저로 오늘날의 사랑을 주제로 한 <사랑은 지독한 혼란>(새물결, 1999)과 <장거리 사랑>(새물결, 2012)도 결들여 읽어볼 만하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야마구치 마사오의 <문화와 양의성>(마음산책, 2014)이다. 소개에 따르면, "나카자와 신이치, 오에 겐자부로, 이노우에 히사시 등에게 깊은 영향을 준 당대의 지성인 야마구치 마사오의 대표작. 일상생활과 현실 세계, 나아가 상상과 상징의 세계 또한 지배하는 ‘문화’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야마구치는 신화학을 비롯해 기호학, 현상학, 인류학, 언어학 등 인문· 사회과학의 제 영역을 가로지르며 그가 소화해온 수많은 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막힘없이 펼쳐낸다." <문화의 두 얼굴>(민음사, 2003)이라고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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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재들- 왜 미국 최고의 브레인들이 베트남전이라는 최악의 오류를 범했는가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송정은.황지현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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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미국을 뒤흔든 세계 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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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프레드 로델 지음, 이승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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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의 발명- '엄마'라는 딜레마와 모성애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지음, 이재원 옮김 / 알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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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양의성- 문화의 두 얼굴, 역동성을 찾아서
야마구치 마사오 지음, 김무곤 옮김 / 마음산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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