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제로 한 책 두 권처럼 보이지만 레비나스 철학 해설서 두 권이다. 우치다 타츠루의 <사랑의 현상학>(갈라파고스, 2013)과 알랭 핑켈크로트의 <사랑의 지혜>(동문선, 1998). 우치다의 책이 새로 나와서 핑켈크로트의 책을 떠올리게 됐는데, 벌써 읽은 지 15년도 더 되는 책이 됐군. 아무튼 오래 전 그해에 꼽은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였다(그 사이에 영역본도 나왔군).
프랑스철학 전공자인 우치다의 책은 이미 국내에 다수 소개됐고,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핑켈크로트의 책도 몇 권 나와 있다. 둘의 공통점은 모두 레비나스를 사유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타자성의 철학자의 핵심을 '사랑'으로 본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핑켈크로트의 책이 그랬듯이 우치다의 책도 레비나스의 철학, 아니 윤리학으로 가는 유익한 길잡이가 될 듯싶어 반갑다.
오랜만에 레비나스의 책을 다시 검색해봤는데, 사실 몇달 전에 <신, 죽음 그리고 시간>(그린비, 2013)이 출간됐었기에 아주 오래 전은 아니다. <존재와 다르게>(인간사랑, 2010)나 <존재에서 존재자로>(민음사, 2003) 같은 대표적인 저작들이 번역돼 있지만, 아쉽게도 <존재와 다르게>(원제는 <존재와 다르게, 혹은 존재 사건 저편>이다)와 함께 주저로 꼽히는 <전체성과 무한>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아직 일거리가 나았다고 할까.
국내 학자의 소개서로는 강영안의 <타인의 얼굴>(문학과지성사, 2005)이 표준적이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밖에도 윤대선의 <레비나스의 타자철학>(문예출판사, 2009) 등 몇 권 더 나와 있다. 마리 안느 레스쿠레의 두툼한 <레비나스 평전>(살림, 2006)도 레비나스 독자라면 챙겨두어야 할 책이다.
영어권에서 나온 신간들을 훑어보니 케임브리지대출판부의 입문서 시리즈 가운데 <레비나스>가 올해 나왓다. <레비나스와 20세기 문학>은 가장 흥미를 끄는 책이고, 사이먼 크리칠리의 <해체의 윤리>는 2014년에 개정판이 나오는 모양이다. 우치다 타츠루의 책에 이끌리면 이 책들에도 더 손이 갈지 모르겠다...
13.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