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읽어볼 만한 책들의 분야가 다양해 가닥을 잡기 어려웠다. '끝나지 않은 프랑스 혁명'을 부제로 단 피에르 세르나 외, <무엇을 위하여 혁명을 하는가>(두더지, 2013)를 실마리 겸 타이틀북으로 삼았다.
프랑스 혁명사를 다룬 책들이 드물지 않은데, 이 책의 강점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소개의 글('혁명해석의 새로운 합의를 위한 집단보고서')을 쓴 서양사학자 최갑수 교수는 "“이 책의 5편의 글만으로도 우리는 소르본 진영의 혁명해석이 선배들의 그것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 번역본은 우리의 독자들에게 프랑스혁명사 연구의 최근 동향을 발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고 말했다. 주로 견줘지는 책은 프랑스혁명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한 프랑수와 퓌레의 <프랑스 혁명사>(일월서각, 2000)다. 덕분에 한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책인데, 이미 절판된 지 오래여서 아쉽다.
두번째 책은 <캘리번과 마녀>(갈무리, 2011)의 저자 실비아 페데리치의 <혁명의 원점>(갈무리, 2 013)이다. '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이 부제. " 저자는 <캘리번과 마녀>에서 마녀사냥을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필수불가결한 사건으로 분석하며 여성의 관점으로 자본주의의 역사를 서술하였다. <혁명의 영점>에서는 여성의 관점에서 현실 사회운동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우리 시대 운동의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고 있다."
세번째 책은 대니얼 버그너의 <욕망하는 여자>(메디치, 2012). 과학저술가의 저자의 책으론 <욕망의 유령들>(미래인, 2012)에 이어서 두번째로 소개된다. 원제는 프로이트의 질문이었던 <여자는 무엇을 원하는가>(What do women want?)다. 저자 "과감하게도 기존의 두터운 벽인 진화심리학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한다. 방대한 연구 자료와 더불어 명망 있는 행동과학자, 성과학자, 심리학자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기반으로 여성의 성욕에 관한 케케묵은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여성의 성욕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견해는 데이비드 버스 등의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사이언스북스, 2010)을 참고할 수 있다. 두 책을 비교해서 읽어보는 게 좋겠다.
네번째 책은 좀더 노골적인 책이다. 마리나 애드셰이드의 <달러와 섹스>(생각의힘, 2013).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이 부제다.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섹스와 연애에 대한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전통적인 경제학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설명을 근간으로 하여 최근 행동경제학과 사회학, 마케팅 등의분야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 성과와 실험 결과를 종합하고 있다. 또한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개인의행동과 사회 규범 및 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준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 강의를 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한겨레 안수찬 기자의 <뉴스가 지겨운 기자>(삼인, 2013)다. 탐사보도팀장, 사회팀장 등을 맡아온 저자가 한국 언론의 무능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 책은 한국 언론에 대한 미움,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 그리고 남겨진 과제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심층보도, 그 가운데서도 내러티브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한국 언론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려 했던 시도들이 담겨 있다." 공중파 TV뉴스를 볼수록 점점 백치가 돼가는 시청자들이 필독해볼 책이지만, 그 시선이 이런 책들에까지 가 닿을지는 의문스럽다. 그렇기에 유감스럽다. 기자의 책으론 신혜선 기자의 <방통강국을 다시 상상한다>(메디치, 2013)도 곁들어 읽어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내내 이슈 한가운데 서 있던 정부 부처, 방송통신위원회. 이 기관은 그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해왔고 어떤 결과를 이끌어냈을까. 2008년 탄생부터 종편 재승인을 앞둔 지금까지 방송통신위원회 6년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기록한 논픽션"이다.
| 달러와 섹스- 섹스와 연애의 경제학
마리나 애드셰이드 지음, 김정희 옮김 / 생각의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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