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는 모두 청소년 도서를 펴낸 저자로 골랐다. 먼저, 인문학 저술가이자 역사분야의 전문번역가 남경태의 <남경태의 열려라 한국사>(산천재, 2013)가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 책이다. '맥락이 보이는 한국사 60장면'이 부제.

 

 

책은 예전에 나왔던 <상식 밖의 한국사>(새길아카데미, 1995)와 <한국사 X파일>(다림, 1999)의 개정판이다. 이번에 전면 교열을 거쳐 다시 나왔는데, 중학생 정도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집에는 <종횡무진 한국사>(그린비, 2009)도 있어서 아이가 초등학생 때 넌지시 권하곤 했는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이화 선생의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도 청소년이 읽기엔 어려운 감이 있다(게다가 분량도 너무 방대하고). 평이하면서도 역사에 흥미를 갖게끔 해줄 책이 필요한데, <열려라 한국사>는 유력한 후보인 셈.

 

 

이게 좀 먹힌다면 <한국사傳>(전5권, 한겨레출판, 2008)으로 유도해볼 수도 있겠다. 내가 얼마 전에 구입해서 아이의 책상맡에 놓은 책이다.

 

 

덧붙여, 박은봉의 <한국사 편지>(전5권, 책과함께어린이, 2009)도 이럴 땐 요긴해 보인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다. 국사 교과서 파동이나 술책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역사책을 흥미롭게 읽고 역사적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

 

 

 

법학자이자 인문학 저술가 박홍규 교수도 종교를 주제로 청소년을 위한 책을 펴냈다. <까보고 뒤집어보는 종교>(다른, 2013). '다른 청소년 교양' 시리즈의 세번째 책으로 그보다 먼저 권재원의 <거짓말로 배우는 10대들의 경제학>(다른, 2013), 서윤호 등의 <10대를 위한 재미있는 형법 교과서>(다른, 2013)이 출간됐었다. 법학자이자 무종교인인 저자는 종교를 어떻게 까보고 뒤집어보는가. "이 책은 소설 <완득이>를 통해 바람직한 종교의 모습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교회에 가서 담임을 죽여 달라고 빌었던 완득이처럼 종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대화하는 느낌이 들도록 문답식으로 꾸며져 있다." 중학생 정도의 자녀라면 읽어보게끔 해도 좋을 듯싶다.

 

 

미학자인 김남시 교수도 <본다는 것>(너머학교, 2013)으로 청소년 도서에 품을 보탰다.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보는 법'이 부제인데, "흥미로운 사진과 예술 작품을 함께 보며 우리의 시선과 앎이 맺고 있는 관계를 다양한 차원에서 생각해 보는 책이다.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이자 예술평론가 김남시의 첫 저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과 예술에 대한 탄탄한 연구를 바탕으로, 플라톤의 이데아론부터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까지 '본다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너머학교 열린교실'의 여덟 번째 책으로 앞서 나온 책이 이명석의 <논다는 것>(너머학교, 2012), 이찬수의 <믿는다는 것>(너무학교, 2011) 등이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오고 있는 시리즈다.  

 

청소년을 위한 책들을 고르고 한마디 적자면,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가 독서력을 비약적으로 기를 수 있는 첫번째 시즌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때는 그 두번째 기회이고, 고등학교 시절은 세번째 기회다. 물론 갈수록 그 기회를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저런 핑계가 많아지기에. 하지만 그 모든 기회를 놓치고 나면 대학생이 되어 읽어야 한다. 열외나 면제는 가능하지 않다. 독서는 취미도 전공도 아니고 그냥 기본이기에 그렇다. 책을 안 읽으면서 시험문제 풀이에 골몰하는 학생이나 그걸 방임하는 부모들이 경각심을 좀 가지면 좋겠다. 한글을 읽고 쓰는 게 기본이듯이 어느 수준 이상의 책을 읽고 소화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본이다. 인간은 자유에 처형된 존재라는 사르트르의 말을 비틀어서 말하면, 인간은 독서에 처형된 존재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대중독서 시대 이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렇다. '깨어있는 시민'은 '책을 읽는 시민'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가, 우리 자녀들이 읽을 책은 적지 않게 나와 있다...

 

1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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