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강자들의 책이 출간됐다. 강창래의 <책의 정신>(알마, 2013)과 마쓰오카 세이고의 <독서의 신>(추수밭, 2013). <독서의 신>은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추수밭, 2010)의 개정판이다.

 

 

먼저, <책의 정신>의 부제는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과문하여 저자가 책동네의 유명인사라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사실 그간에 낸 책이 광고인 박웅현을 다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알마, 2013) 등의 책과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알마, 2012) 같은 번역서여서 주목하지 못한 면도 있다(내가 아는 건 어쨌거나 책을 낸 저자들이니까). 이번에 추천사를 쓰면서 <책의 정신>을 미리 읽이볼 기회가 있었는데, 기대 이상의 재미와 통찰을 보여준다. "책장을 여는 순간, 깊고 넓은 책 세상으로의 도약과 지성의 거침없는 모험이 펼쳐진다"고 과장 없이 말할 수 있다. 책의 정신이란 책에서 배운 정신이자 비판적으로 책을 읽는 정신일 텐데, 바로 그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독서의 신>은 제목과 표지가 바뀌면서 훨씬 더 구미를 끄는 책이 됐다. 저자 마쓰오카 세이고는 '편집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본의 저명 독서가. 국내에 <지의 편집공학>(지식의숲, 2006), <만들어진 나라 일본>(프로네시스, 2008) 등이 소개돼 있는데, <만들어진 나라 일본>은 가장 흥미로운 일본론의 하나라는 평이다(절판돼 아쉽다). 편집공학이 어째서 '일본이라는 방법'과 연결되는지 알게 해준다. <독서의 신>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한 권씩 독서 감상문을 웹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 한 저자 당 한 권만 쓸 것, 같은 장르 혹은 같은 출판사 책을 연달아 쓰지 않을 것, 가급적 두 번 이상 읽은 책만 쓸 것 등 그 조건도 까다롭다. 1,000회를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이미 1,500회를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사히신문>이 희대의 독서가로 평한 마쓰오카 세이고가 그 주인공이다. ‘21세기형 알렉산드리아 프로젝트’로 불리는 웹 도서관 구축 프로젝트, 3권씩 책을 진열해 판매하는 서점 프로젝트도 그의 대표작이다. 이 책은 이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의 신’ 또는 ‘편집공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쓰오카 세이고의 경이로운 독서의 세계를 인터뷰로 정리한 것이다.

책에 대한 책, 독서에 대한 책이 드물지 않게 나온다. 독서인이라면 가끔은 자신이 무슨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는지 견주어보고플 때가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 그런 용도라면 <책의 정신>과 <독서의 신>을 유력한 기준점으로 삼아도 좋겠다...

 

13. 12. 04.

 

 

 

P.S. 최근에 나온 독서에세이들. 문아름의 <책과 연애>(네시간, 2013)는 저자의 데뷔작이다. "모든 책을 연애로 읽는다는 독특한 오독의 결과물"이라는 소개가 미소를 짓게 한다.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다시봄, 2013)의 이유경(다락방님)과 함께 '책읽기'계의 뉴페이스. 뚜루의 카툰 서평집 <카페에서 책읽기2>(나무발전소, 2013)도 나왔다. 어느새 2권이다(1권은 지난 2월에 나왔다). 서평가라지만 나도 겨우 두 권의 서평집을 내고 내년쯤 세번째 책을 내려고 하는데, 이런 추세라면 곧바로 추월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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