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은 사회과학서에서 고른다. 한길그레이트북스로 나온 진 코헨과 앤드루 아라토의 <시민사회와 정치이론>(한길사, 2013). 분량이 방대해 두 권으로 분권돼 나왔다.

 

 

저자나 책 모두 내겐 생소한데, 이전에 소개된 적이 없으니 당연해 보인다. 사회학자 박형신 교수가 공역하고 그레이트북스 시리즈에 포함된 걸로 보아 '고전'으로 짐작할 따름이다. 원서는 '현대 독일사회사상 연구' 총서의 하나로, 하버마스의 책들이 포함돼 있던 시리즈다(<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이나 <탈형이상학적 사유> 등의 원서를 이 시리즈에서 구한 기억이 난다). 책소개도 간단하게만 올라와 있다.

시민사회 이론가 진 L. 코헨과 앤드루 아라토는 이 책에서 서구의 민주주의가 더 민주화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서구의 복지국가 이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국가의 역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자본주의화되고 있는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과거 실패한 서구 자본주의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것이 바로 코헨과 아라토가 말하는 ‘복지국가와 자유민주주의의 성찰적 지속’이라는 관념의 바탕에 깔린 질문이며, 이 책에서 그들은 ‘자기제한적 급진주의’의 실천적 장으로서의 시민사회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앤드루 아라토의 다른 저작을 찾아보니 <프랑크푸르트학파 독본>, <네오마르크스주의에서 민주주의 이론으로>, <시민사회, 헌법, 정당성> 등이 있다. 어떤 이론적 배경과 관심사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하버마스에 관한 연구서도 갖고 있다).

 

 

아무려나 "서구의 복지국가 이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국가의 역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란 물음 자체는 우리에게도 매우 유효한 물음이므로, 시간이 남으면 읽어볼 만한 '고전'으로 치부할 수는 없겠다. 당장의 사유의 길을 모색하는 데에도 도움을 얻어볼 만하다...

 

1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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