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재 방문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확인해보니 200만명을 돌파한 지 1년 10개월만이다. 추세로 봐서는 3년쯤 뒤에 500만명까지 가게 될 듯싶다. 서재활동의 반응 지표라고 할 만한 것이 즐찾과 방문자 수 정도인지라, 서재활동에 대한 기념과 회고도 보통 그에 따르게 된다. 방문자 수는 균일하지 않지만 평균적으론 하루엔 2천명선을 넘어섰다. 어떨 때는 부담이고 어떨 때는 부듯함이다. 부담/부듯함에 답하는 의미에서 '이주의 고전'이란 걸 연재하려고 한다. 다른 건 아니고, 매주 쏟아지는 책 가운데 고전으로서 주목할 만한 책들을 따로 언급하려는 것이다. 보통은 다시 번역돼 나온 책들이기에 '오래된 새책' 카테고리에 넣으려고 한다.

 

  

 

이번주에 다루려는 아이템은 사르트르의 희곡과 올콧의 선정소설이다(20세기 프랑스 철학자와 19세기 미국 여성작가는 물론 아무 상관이 없다. 책이 같이 나왔을 뿐이다). 먼저, 사르트르의 희곡선으로 <닫힌 방. 악마와 선한 신>(민음사, 2013)이 세계문학전집의 하나로 나왔다. <악마와 선한 신>은 <악마와 선신>이란 제목으로 더 친숙한데, 여하튼 사르트르의 대표 희곡에 속하는 두 작품이다. "사르트르의 희곡들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오늘날까지 세계 각지에서 상연되고 있는 '닫힌 방'과 사르트르가 자신의 희곡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알려진 '악마와 선한 신'이 수록된 사르트르 희곡선."

 

 

 

사르트르의 작품 가운데는 소설 <구토>를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고, 그의 희곡들도 관심권에 계속 놓아두고 있었지만 마땅한 번역본이 없던 터였다. <무덤 없는 주검>과 <더러운 손> 등이 서문문고로 나와 있는 정도. 그래서 몇달 전에 영역본 하나를 구했는데, 이번에 나온 <닫힌 방>도 포함돼 있다. 기회가 되면 강의에서 다뤄보고 싶다(카뮈의 희곡들과도 비교해보고).

 

 

 

번역자 지영래 교수는 사르트르 전공자로 사르트르의 플로베르론을 다룬 연구서 <집안의 천치>(고려대출판부, 2009)와 번역서 <사르트르의 상상력>(기파랑, 2008)을 펴낸 바 있다. 한편, 사르트르 드라마에 대한 참고자료로는 여러 종류의 자료와 회견들을 옮긴 <상황극>(영남대출반부, 2008)이 있다.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의 소설집 <가면 뒤에서>(문학동네, 2013)도 이번에 나왔다. '선정소설'이란 분류가 눈길을 끄는데(성장소설이 아니라!), "가명 내지 익명으로 발표했던 올컷의 대중소설들은 한동안 묻혀 있다가 1940년대부터 발굴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 여성주의 운동과 맞물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건 스릴러 네 편. "관계의 섹슈얼리티적 측면과 낭만적 사랑 신화, 성별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흥미진진하게 빚어낸 '가면 뒤에서, 또는 여자의 능력', '어둠 속의 속삭임', '수수께끼'와 해시시를 삼킨 후 통제되지 않는 자아를 경험하는 젊은 연인의 일화를 담은 '위험한 놀이'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난 김에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작은 아씨들>도 구입했다(중학생인 아이가 혹 관심이 있을까 싶어서). <작은 아씨들>의 작가가 과연 '가면 뒤에서' 무슨 소설을 쓴 것인지 한번 알아봐야겠다...

 

1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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