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이번주에도 적잖은 책이 나온 만큼 주목할 만한 저자를 고르는 일도 만만치 않은데 이주에는 범위를 좁혀서 국내 저자로 한정했다. 친숙한 저자 세 명을 골랐다.

 

 

먼저 건축학자 임석재 교수. 올초에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1,2>(인물과사상사, 2013)를 펴낸 데 이어서 가을에는 '한옥의 과학과 미학'을 다룬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인물과사상사, 2013)을 출간했다. 한옥에 관한 책도 적잖게 나와 있지만 건축분야의 대표 저술가가 바라본 한옥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옥의 불편함과 관련하여 잘못된 편견이 갖는 문제와 그 배경을 설명한다. 한옥이 결코 불편한 집이 아니며, 설사 일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더 큰 장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옥의 불편함에 대해 과학적으로 바로잡는 한편 한옥의 진정한 미학과 장점을 소개한다."

 

 

두번째는 미술사학자이자 미술 에세이스트 이주은 교수. '이주은 벨에포크 산책'이란 부제로 한 미술이야기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이봄, 2013)가 나왔다. 오랜만에 펴낸 단독 저작이 아닌가 싶다. "베스트셀러 <그림에, 마음을 놓다>, <다, 그림이다>의 저자 이주은이 ‘벨 에포크’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는 약 100년 전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그 시대 사람들의 감성을 우리 시대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21세기의 거리를 초조한 마음으로 내딛고 있는 우리 자신의 원형을 찾아보려 한다."

 

 

 

세번째는 문학평론가 정여울 씨. 신작 에세이 <잘 잊지 말아요>(알에이치코리아, 2013)가 출간됐다.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이 부제. 사랑을 다룬 문학작품들에 대한 정여울식 독서를 한데 모았다. <정여울의 문학멘토링>(메멘토, 2013)이나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21세기북스, 2013)의 책들에서 보여준 대로 독자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친근한 말투가 저자의 강점이다. 이번 책의 프롤로그도 이렇게 적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뜨거운 반어법의 씨앗이 숨어 있다. 숨이 끊어질 듯 사랑하면서도 ‘잘 있지 말아요’라고 속삭이고, 편지를 쓰고 싶지만 차마 보내기는커녕 완성할 수조차도 없다. 절대 놓아주고 싶지 않지만 ‘그냥 지금 헤어집시다’라고 선언하고, 그녀를 결연하게 떠나보내면서도 자신의 사랑이 무거운 저울추처럼 그녀에게 평생 매달려 있을 거라는 저주를 서슴지 않는다. 사랑하기에 붙잡을 수 없고, 보낼 수 없기에 차라리 놓아버리는 마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주은 교수와 정여울 평론가는 얼마전 경향신문에서 꼽은 '뉴파워라이터' 20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이번주에 실린 인터뷰에서 정여울 씨는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모든 글은 내게 편지다. 글을 잘 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수신자를 정해놓고 편지를 쓴다고 생각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대상을 정하면 그 대상에게 할 말은 이미 있는 것이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는다. 학생들에게는 책에 메모를 하라고 말한다. 책에 메모를 하게 된다면, 그건 그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뜻이다. 책을 읽고 수다를 떨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데서 글쓰기가 시작된다.”

그의 글이 갖는 친근함의 비결이겠다...

 

1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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