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오래된 새책'이라 할 만한 책은 윌 듀런트의 <철학 이야기>(봄날의책, 2013)다(저자명은 '듀란트', '듀랜트'로도 표기된다). 이미 적잖은 번역본이 나와 있기에 중복이란 인상도 주지만 역자가 정영목이어서 기대가 된다. 내가 읽은 문예출판사판도 나쁜 번역은 아니지만 미진한 대목이 지적되곤 했다. 출판사에서는 재번역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참고로, 이 책이 윌 듀런트의 <철학 이야기>를 소개하는 첫 책은 아니다.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국내에 번역, 소개되었다. 휘문출판사, 삼성당, 명문당, 삼진사, 동서문화사, 청년사, 고려대 출판부, 문예출판사 등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굳이 이 책을 다시 낸 이유는 그동안 나온 책들이 이 책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주지는 못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 듀런트의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의 맛과 멋을 충분히 전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또 <옮긴이의 글>에서 이 책의 탄생 과정에 대해 잘 밝혔듯이, 이 책이 그저 쉽고 재미있는 철학책 한 권, 그래서 100만 부가 넘게 팔린 것이 아니라, 노동자 교육용 강좌를 통해 처음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고, 그 과정에 살을 붙여서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 저자 듀런트 자신의 내적?정신적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서 형성되고 완성된, 글자 그대로 <살아 있는> 철학책이라는 점을 꼭 밝히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고3 때 서점에서 직접 구입해서 읽은 최초의 철학서였는지라 <철학이야기>는 나름대로 '인생의 책' 가운데 하나다(연이어 <문학이야기>도 읽었더랬다). 지금은 <문명이야기>까지 완역돼 나오고 있는 형편이니(<역사 속의 영웅들>을 거기에 추가할 수 있겠다) <철학이야기>도 '정본' 번역본을 가질 만한 때가 됐다. 일급 번역자의 솜씨가 궁금하다...

 

1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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