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먼저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 이름이 입에 익지는 않지만 <감정노동>(이매진, 2009)의 저자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리라. 이번에 나온 책은 '구글 베이비에서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을 사고파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를 부제로 한 <나를 빌려드립니다>(이매진, 2013). 그의 신간이다. 원저는 작년에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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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게도 <감정노동>보다 먼저 국내에 소개된 책도 있었다.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아침이슬, 2001). 원저의 출간순서로는 <감정노동>(1983)이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1989)보다 빠르다. <나를 빌려드립니다>에서 다루고 있는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속살은 무엇인가.
개인의 감정이나 사생활의 외주화와 시장화로 특징지어지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사생활을 시장 영역으로, 인간관계를 상품 관계로, 교감과 인내 등 감정과 공동체의 베풂을 상품으로 바꾸며, 공동체 구성원이 자기 자신과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역량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어 공동체를 파괴한다. 여성, 이주민, 빈곤층 등 소수자를 중요한 공급자로 하는 아웃소싱 자본주의에서 사생활 서비스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각 단계에 맞춰 다르게 작동하며, 침실, 아침 식탁, 애정 생활 등 은밀한 사적 영역을 무대로 ‘공동체적인 것’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사생활의 시장화'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회학 보고서로도 읽을 수 있겠다. 마이클 샌델의 책 제목을 비틀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의 최신판이라고 할까.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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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도 또 나왔다. <유머의 공식>(마음산책, 2013). 여사의 마지막 책으로 예전에 <유머의 공식>(중앙북스, 2007)으로 나왔었는데, 이번에 새로 번역됐다. 마음산책에서 펴낸 '유쾌한 지식여행자, 요네하라 마리' 시리즈의 얼추 마지막 책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을 포함해 16권에 이른다. <유머의 공식>은 어떤 책인가. "동서고금의 갖은 유머들을 분석하고 연구한 끝에 그 안에 흐르는 열한 가지의 원리, 즉 유머의 공식을 밝혀 책으로 엮었다. <유머의 공식>은 어떻게 하면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는 유머를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요네하라 마리가 연구한 결과물의 총체다." 암으로 투병중이던 시기에 쓴 책이 <유머의 공식>이란 점도 요네 하라 마리답다.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유머 정신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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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저자는 중국학자 왕리췬이다. 이름이 입에 익지 않은데, 그럼에도 '강의'가 꾸준히 번역돼 나오고 있어서 주목하게 됐다. 중국 CCTV의 강의 '백가강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고 하는 <사기> 전문가이다. '백가강단'의 스타강사 이중톈을 떠올리면, 역시나 상당한 내공의 저술가일 걸로 짐작된다. <한무제 강의>(김영사, 2011)와 <항우 강의>(김영사, 2012)에 이이서 이번에 나온 건 <진시황 강의>(김영사, 2013). 소개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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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CTV [백가강단]의 국보급 석학 왕리췬 교수가 완성한 '불멸의 황제 진시황'의 모든 것. <사기>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왕리췬 교수가 치밀한 고증, 탁월한 통찰, 현대적 해석으로 밝힌 진시황의 강력한 통치력에 숨겨진 비밀. 동양 최초의 사서이자 인간학의 보고인 <사기>의 '진시황 편'을 바탕으로 풀어낸 가장 정통하고 가장 핵심적인 진시황 강의가 펼쳐진다. 영웅적 리더십, 빼어난 지략, 강력한 국가경영 전략으로 통일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군주 진시황의 일대기를 완벽하게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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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에 대해서라면 묵직한 책들이 몇 권 더 참고할 만한데, 장점민의 <제국의 빛과 그늘>(역사의아침, 2012), 장펀톈의 <진시황 평전>(글항아리, 2011) 등이 대표적이다. 리카이위엔의 <진시황의 비밀>(시공사, 2010)도 진시황을 둘러싼 여러 미스테리를 추적하고자 한다...
13. 10.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