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주말 오후다.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김한종 교수의 <역사교육으로 읽는 한국현대사>(책과함께, 2013)다. '국민학교에서 역사교과서 파동까지'가 부제이고, 그 파동 때문에 시의에 딱 맞는 책이 됐다. 저자는 역사교육과(서울대)를 나와서 역사교육과(한국교원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역사교육'에 관한 한 최고의 적임자라 할 만하다. "19세기 교실에서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쳐온 20세기 역사교육사. 역사를 왜 알아야 하는지, 어떤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위해 해방 이후 역사교육 70년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두번째 책도 역사책이다. 주지오, 김선수 등의 <한국 여성사 깊이 읽기>(푸른역사, 2013). 얼마전 인터뷰를 보니 이이화 선생이 한국여성사에 관한 책을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한국여성사에 대한 학계의 연구성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 미리 나온 것 같다.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세번째 책은 로마사다. 배은숙의 <로마 검투사의 일생>(글항아리, 2013). "국내 로마사 연구자가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복원해낸 역작. <강대국의 비밀>이란 책을 펴내 ‘2008 한국간행물위원회 우수출판기획안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배은숙 계명대 외래교수가 5년 간의 후속 연구를 통해 로마 검투사들의 일상생활을 복원한 <로마 검투사의 일생>을 펴냈다." 로마사 책들을 모으면서 <강대국의 비밀>(글항아리, 2008)도 구입해놓았는데, 후속작이라고하니까 자동적으로 손이 간다.
네번째 책은 곽준혁 교수의 <지배와 비지배>(민음사, 2013). 부제대로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다. 소개에 따르면, "마키아벨리 연구로 시카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화주의 이론가 곽준혁 교수의 저서. 가장 오랫동안 오해와 오역과 논란의 역사에 휩싸였던 <군주>의 수수께끼를 함께 풀 수 있는 지적 모험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지금 한국 사회는 왜 마키아벨리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제공할 것이다." 국내에 마키아벨리 전공자가 여러 명 있고, 그중 곽차섭 교수도 마키아벨리에 대한 책을 준비중인 걸로 안다. <군주론> 번역본 못지 않게 다양한 시각의 연구서들도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김주원 교수의 <훈민정음>(민음사, 2013)이다. '사진과 기록으로 읽는 한글의 역사'가 부제. 내주에 한글날이 있는 만큼 관련서들이 몇 권 나왔는데, 그중 하나다. "저자는 훈민정음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