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됐다. <도자기 박물관>(문학동네, 2013). 일곱번째 소설집이다. 그의 소설집만 따로 리스트로 묶어도 좋겠다 싶다. 작가의 말 전문은 이렇다. 독자도 작가와 함께 늙는다...

 

 

<대설주의보>이후 대략 삼 년 오 개월 만에 일곱번째 소설집을 내게 되었다. 그사이 내게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바로 오십대의 나이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그 젊음과 늙음의 경계에서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공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뚜렷이 떠오르는 바가 없다. 다만 고통에 대한 사유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잦았던 것 같다. 여기에 수록된 소설들은 그러한 시간의 집적이자 흔적이 되겠다.
마지막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여전히 대부분의 소설들이 길 위에서 쓰여졌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내게는 길이 곧 집(우주)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고, 여로에 서 있음이 나의 운명임을 수긍하기에 이르렀다. 비바람과 눈보라의 그 여로에서 우연히 만났다 뜨겁게 헤어졌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은 비록 여럿이었으나 결국 단 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내 감정은 그들과 만나 다만 조용히 눈물을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근래 속울음이 빈번한데, 막상 속시원히 울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들 모두가 내게는 단 하나의 별이었음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것이리라. 그처럼 찰나의 순간이었을지라도 그때 나와 함께 이 세상에 가난히 머물러준 이들에게 이 남루한 책으로나마 일일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내가 작가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커다란 위안으로 다가오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를 포함한 모든 그들에게, 요즘 내가 즐겨 듣고 있는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기타 연주곡 'Lagrima(눈물)'를 전해주고 싶다. 자, 이제 그럼 몇 년 뒤에나 다시 만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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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박물관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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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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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기르다
윤대녕 지음 / 창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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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걸어간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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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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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계단을 보라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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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낚시통신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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