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푸어만의 <교황의 역사>(길, 2013)가 출간됐기에 떠올린 책이 얼마전에 나온 폴 존슨의 <기독교의 역사>(포이에마, 2013)다.

 

 

이미 <예수 평전>(알에이치코리아, 2012)과 <그 사람, 소크라테스>(이론과실천, 2013) 등을 구입한 적이 있고, 예전에 <지식인들>(한언출판사, 1993)을 흥미롭게 읽은 터라 저자의 저술가로서의 역량에 대한 신뢰는 갖고 있다. 그래서 '이주의 저자'로 꼽으려다가 놓쳤는데, <교황의 역사>가 나온 김에 <기독교의 역사>도 같이 호명하기로 한다.

 

 

 

 

보수적 저널리스트이지만 폴 존슨은 대중적인 역사 저술로 이름을 날렸는데, 내가 장서용으로 갖고 있는 건 <세계현대사>(한마음사, 1993)과 <모던 타임스>(살림, 2008), <르네상스>(을유문화사, 2003/2013) 등이다.

 

 

 

그리고 '수집가'로서 놀랐던 건 <유대인의 역사>(살림, 2005)와 <2천년 동안의 정신>(살림, 2005)였는데, 이 <2천년 동안의 정신>의 원제가 <기독교의 역사>이고 이번에 한권으로 통합돼 나온 것. 가끔은 미리 구하지 않은 게 다행스러울 때가 있는데, <기독교의 역사>도 그런 경우다(<유대인의 역사>도 아마 한권짜리로 다시 나올 모양이다). 개정판 소개는 이렇다.

지난 2005년 살림출판사에서 '2천 년 동안의 정신'이라는 제목으로 세 권으로 분책해 냈던 것을, 같은 번역을 사용해 편집과 교정을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폴 존슨의 <기독교의 역사>는 방대한 자료를 아우르는 20여 년의 연구 끝에 나온 저작으로,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단권 저작으로서는 가장 냉철하면서도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도 기독교가 역사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원서가 출간된 지 30년이 지나도록 기독교인을 넘어 역사학도와 고급 인문 독자들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걸작이다.

 

요는 <교황의 역사>를 읽기 위해서는 책상맡에 <기독교의 역사>도 마련해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것. 찾아보니 같은 타이틀의 책이 두 권 더 있다. P. G. 맥스웰의 <교황의 역사>(갑인공방, 2005)와 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프란체스코 키오바로의 <교황의 역사>(시공사, 1998)가 그것이다. 호르스트 푸어만의 책은 어떤 내용인가.

교회의 관점이 아닌 역사가의 관점으로 서술한 2005년까지의 교황사. 총 2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교황과 교황권에 대한 기본 지식들을 설명하고 있다. 베드로의 무덤, 교황청의 재정적 기반, 교황 선출의 역사,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 제도의 등장, 오늘날의 교황 선출 방식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제1부의 내용은 지은이가 전문 서적과 학술지에 게재했던 기존의 논문들을 일반 독자층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서 서술했다. 이어 제2부는 교황들의 역사를 다룬다. 2,000년 역사 가운데 대표적으로 꼽을 만한 교황과 사건들을 선택하여 서술했다. 여기에서 지은이는 제도보다는 사람에 더 치중하여, 교황과 그를 둘러싼 당대인들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번역자인 차용구 교수는 서양 중세사 전공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문학동네, 2011-2) 감수를 맡은 바 있는데, <중세유럽 여성의 발견>(한길사, 2011), <로마제국 사라지고 마르탱 게르 귀향하다>(푸른역사, 2003) 등의 저서 외에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현실문화, 2013) 등의 역서를 갖고 있다. 모두 중세사 전문가인 저자와 역자의 견해로, <교황의 역사>가 교황과 교황청에 대한 '간결하면서도 개괄적인 입문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 한다...

 

13.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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