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후보군이 많지 않아서 선정은 금세 이루어졌다. 먼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 그의 문학론을 엮은 <문학의 행위>(문학과지성사, 2013)가 출간됐다. 영어로 나온 앤솔로지로 <종교의 행위>와 짝을 이루는 책.

 

 

오랜만에 데리다의 책이 나온 듯싶어 찾아보니 단독 저서로는 개정판 <그라마톨로지>(민음사, 2010) 이후 3년만이다. <문학의 행위>는 '문학이라 불리는 이상한 제도'란 제목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하여 카프카의 우화 '법 앞에서'에 대한 해체적 독서와 퐁주와 첼란에 대한 글 등을 포함하고 있다. 모처럼 음미하며 읽을 만한 책이 출간돼 반갑다.

 

 

 

그리고 두번째 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서평가'라는 마이클 더다. 신작 <코난 도일을 읽는 밤>(을유문화사, 2013)이 출간됐다. 그의 독서 에세이는 <오픈북>(을유문화사, 2007)을 필두로 하여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유문화사, 2009), <북 by 북>(문학동네, 2009) 등이 연이어 나왔고, 이번에 약간 터울을 두고 나온 책이 <코난 도일을 읽는 밤>이다. 소개에 따르면, "2012년 에드가 상 수상작. 셜록 홈즈를 비롯한 코난 도일의 작품 이야기이자 그의 스토리텔링의 모든 기술을 담은 책. 셜록 홈즈 이야기 그 너머로 나아가 글쓰기의 주목할 만한 본체를 탐구해 보자는 초대장이자, 줄거리와 분위기에 대한 찬탄, 모험과 로맨스, 독서의 즐거움에 관한 책이다." 셜록 홈즈 이야기를 다시 손에 들고 싶도록 만드는 책.

 

 

세번째는 '하버드대 박사'로 소개되는 미국의 한국학 전공자(현재는 경희대에 재직중)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다. 한국 이름이 이만열(원로 역사학자와 동명이인이다). 대표적인 한국통이라고 할 그가 보기에 한국은 좀 이상한 나라라고 한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자신의 위상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가진 이상한 나라이다. 그가 보기에 지금까지 한국은 국제사회에 제대로 자신을 알리려고 노력한 적이 없고, 정부와 한국 정부 스스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가 브랜드로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엄청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이지만 그것을 전혀 이용하거나 살리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부끄러워하고 하찮게 여기면서 그것들을 점점 없애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의 훌륭한 문화적 유산에 넘치는 애정을 갖고 그것을 어떻게 지키고 살려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노마드북스, 2011)를 필두로 해서 <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다산북스, 2012), 그리고 이번에 낸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21세기북스, 2013)까지 '하버드대 박사가 본 한국의 가능성'이 궁금한 독자라면 일독해봐도 좋겠다..

 

13.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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