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 <미야자키 하야오 출발점 1979-1996>과 <미야자키 하야오 반환점 1997-2008>이 출간된 김에 미야자키 하야오와 저패니메이션에 관한 책 수집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의 <책으로 가는 문>(현암사, 2013)이 출간됐다.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가 부제. '미야자키 하야오가 꼽은 어린이책 50권'이라는 게 컨셉트.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이자 세계인이 예찬하는 '상상력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 작지만 깊은 이야기와 따스한 애정을 담은 이 종이책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가장 재미나고 감동적으로 읽은 세계 명작 50권을 가려 꼽아 짤막한 독후감을 덧붙여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그의 영화적 상상력의 모태가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물론 어린이책을 고르는 데도 유익한 시사점이 던져주겠고. 그리고 <출발점>과 <반환점>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것'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에세이와 강연, 대담 등을 모두 망라해서 엮은 책.

 

 

미야자키에 관한 책은 몇 권 나온 적이 있다. 문고본으로 나온 김윤아의 <미야자키 하야오>(살림, 2005)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을 통해 일본의 신화와 그 이면을 소개한 책. <원령공주>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세 편을 다루고 있다. 시미즈 마사시의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로의 초대>(좋은책만들기, 2004)는 본격적인 비평서. 시미즈는 <도스또예프스끼가 말하지 않은 것들>(열린책들, 2011)의 저자이기도 한데, 책소개는 이렇다.  

예술학과 교수인 저자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각각을 분석한 책. 각각의 작품을 처음부터 샅샅이 뒤집어 보면서 개성있는 시각으로 비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처음 등장하는 '이웃집 토토로'의 경우, 지은이는 애니메이션 첫 부분의 '이사' 장면을 언급하며 사츠키와 메이의 엄마는 이미 죽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리고 잇따른 장면 분석을 통해 메이 역시 이미 죽어 있으며, 사츠키도 아마 죽어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이웃집 토토로'는 아내와 귀여운 두 딸을 잃어버린 아빠의 간절한 바람을 받아들여 그들을 부활시킨 내용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분석이다.

무라세 마나부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숨은 그림 찾기>(한울, 2006)도 작품세계에 대한 해설서.

 

 

 

저패니메이션을 다룬 책으론 수잔 네피어의 <아니메>(루비박스, 2005)가 필독서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절판된 상태다. 아니메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가 인문학적인 맥락으로 일본 문화와 사회 읽기를 시도한 책이다. 다시 출간되면 좋겠다. 김준양의 <이미지의 제국>(한나래, 2006)은 애니메이션 영화 연구가가 쓴 저패니메이션 안내서. 저패니메이션의 역사와 대표 작가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저패니메이션의 대표 작가를 다룬 책으론 박기령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크리에이터들>(아담북스, 2013)이 있다. 또다른 거장 데즈카 오사무의 자서전 <만화가의 길>(황금가지, 2002)도 오래전에 출간됐었는데, 현재는 절판. 이 역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긴가민가해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지만 오시이 마모루를 다룬 류우동의 <아니메의 시인 오시이 마모루>(백산출판사, 2005)도 관련서이다...

 

13. 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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