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먼저 프랑스의 역사가 미셸 페로. 특히 여성사의 권위자인데(조르주 뒤비와 함께 <여성의 역사>의 책임편집자였다), 이번에 나온 책은 2009년에 펴낸 신작 <방의 역사>(글항아리, 2013)다. 소개는 이렇다.

 

 

조르주 뒤비와 함께 <사생활의 역사>(1985~1987) 총서 작업을 주도한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페로의 기념비적 역작이자 2009년 프랑스 페미나상을 수상한 <방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거처로서 방(침실)이 변모해온 역사와 다채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아우른 최초의 역사서다. 

눈길을 끄는 표지와 함께(공공장소에서 손에 들기는 쉽지 않겠다) 독서욕을 자극하는데, 반 고흐의 방 그림을 쓴 원서의 표지는 점잖은 편이다(이 정도면 물론 길거리에서도 들고 다닐 수 있을 터이다).

 

 

아무려나 묵직하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역사서가 출간돼 반갑다. 같이 나온 책은 미셸 페로 외 세 명의 여성 학자가 같이 쓴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이숲, 2013)이다. 정확하게는 니콜 바샤랑(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이 프랑수아즈 에리티에(인류학자이자 민속학자), 실비안 아가생스키(철학자), 미셸 페로와 나눈 대담집이다. 아래가 원서의 표지.

 

 

미셸 페로 외에 눈길을 끄는 대담자는 실비안 아가생스키인데, 폴란드 이민 2세로 자크 데리다와 한때 연인관계였으며(둘 사이엔 아들이 있던가 그렇다) 나중에 정치인 리오넬 조스팽과 재혼한 철학자다.

 

 

여담 삼아 덧붙이자면, 최근에 프랑스 철학이나 문화 관련서가 한꺼번에 여럿 출간됐는데, 대표적으론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철학은 전쟁이다>(사람의무니, 2013), 올리비아 가잘레의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레디셋고, 2013), 그리고 일레인 사이올리노의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13)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 책의 원제는 <유혹>이고, 아래가 그 표지다.

 

 

두번째 저자는 중국계 프랑스 작가로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오싱젠. 그의 창작론 <창작에 대하여>(돌베개, 2013)가 출간됐다. 부제는 '가오싱젠의 미학과 예술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곤 하지만 대표작 <영혼의 산>(북폴리오, 2005; 현대문학북스, 2001)이 이미 절판됐을 정도로 국내에선 별로 존재감이 없는 작가인데, 이번에 나온 창작론은 과대평가된 작가라는 평판을 재고하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가오싱젠의 책으론 <피안>(연극과인간, 2008), <버스 정류장>(민음사, 2002) 등의 희곡집도 소개돼 있다.

 

 

끝으로 베스트셀러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 적잖은 책들이 나와 있지만, 이번주에도 한 권 더해졌다. <마음의 눈>(알마, 2013). 색스의 책은 다방면에 걸쳐 있고 중복출간된 것도 몇 권 되기 때문에, 누가 깔끔히 정리를 해줬으면 싶은 저자 가운데 하나다(핵심 저작이 무엇이고, 어떤 순서로 읽을 수 있다든가 하는 안내 말이다). 아래는 <마음의 눈>의 원서 표지.

 

 

<마음의 눈>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말하는 능력, 읽는 능력, 시력, 얼굴과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 이것들이 없는 삶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올리버 색스는 이 필수적인 감각들을 잃고도 세계를 항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놀라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환자들의 특별한 사례와 함께 올리버 색스 자신의 경험 또한 소개한다." 색스의 독자들에겐 아무려나 반가울 법하다...

 

13. 06. 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