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들에 대한 압박(과부하)에 시달리다 잠시 머리도 식힐 겸 페이퍼를 적는다. 뭔가 '주제'가 있는 것 같은 제목이지만, 실상은 건국대 몸문화연구소라는 곳에서 연이어 펴낸 세 권의 책을 나열했을 뿐이다.

 

 

<폭력의 얼굴들>(쿠북, 2013), <포르노 이슈>(그린비, 2013), <권태>(자음과모음, 2013)가 그것이다. '폭력'이란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폭력의 얼굴들>을 구하고 나니 나머지 책들도 자동적으로 관심도서가 돼버렸다. 대학연구소에서 내는 책들은 보통 특정 주제의 학술대회를 열고 거기서 발표된 논문들을 단행본으로 엮어내는 게 일반적인데, 이 책들도 예외는 아닐 듯하다. 특이한 것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출간됐다는 점. 무슨 학술총서 개념이 아닌 것이다.

 

<폭력의 얼굴들>을 펴낸 '쿠북'은 건국대출판부의 자매 브랜드이기에 이상할 게 없지만(이 연구소의 책은 대부분 쿠북에서 나왔다), <포르노 이슈>나 <권태>는 일반 출판사에서 나왔고 그건 최소한의 대중성은 자신한다는 뜻도 된다(소위 '먹힐 수 있다'고 본 것이겠다). 실제로 <포르노 이슈>나 <권태>는 목차만 보더라도 <폭력의 얼굴들>보다는 좀더 구미가 당긴다.

 

 

'권태'란 주제와 관련해서는 따로 생각나는 인문서가 별로 없지만(물론 소설들은 좀 된다) '포르노' 혹은 '포르노그라피'는 한때 유행을 타는 듯했던 주제였다. 린 헌트의 <포르노그라피의 발명>(책세상, 1996), 안드레아 드워킨의 <포르노그래피>(동문선, 1996), 캐서린 매키넌의 <포르노에 도전한다>(개마고원, 1997) 등이 나오던 때다.

 

 

이후 국내 학자들의 다소간 학술적인 책들도 보태졌는데, 윤혜준의 <포르노에도 텍스트가 있는가>(나남, 2001), 박종성의 <포르노는 없다>(인간사랑, 2003), 연동원의 <포르노 영화 역사를 만나다>(연경문화사, 2006) 등이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포르노에 관한 책들을 사람들이 포르노만큼 즐기는 건 아니어서 크게 이슈화 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프로노로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이야기'를 부제로 한 <포르노 이슈>는 포르노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의 '발제문' 역할은 해줄 수 있을 듯하다...

 

13. 06.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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