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골라보았다. 주중에 따로 다룬 로맹 가리와 강신주, 언급의 의미가 없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빼니 선택의 폭이 좁다. 주로 인문 저자들에 익숙한지라(눈에 띄는 교양과학서가 지난주에는 없었다) 자연스레 고르게 된 이름이 랑시에르와 에드거 스노(알라딘 표기는 '에드가 스노우'), 그리고 글쓰기 책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친숙한 나탈리 골드버그다.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길, 2013)는 2008년에 나온 초역의 전면 개정판이다. 역시나 개역판이 나온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인간사랑, 2011)와 다른 점은 역자가 같다는 점. 오늘자 한겨레 기사를 보니 “초역 당시에 미흡했던 부분을 다시 꼼꼼하게 손질해 한층 정확한 번역본이 완성됐다”는 게 출판사쪽 설명이다.

개인적으로도 초역본이 불만스러웠기 때문에 개정판을 다시 구입하긴 했다(초역판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랑시에르의 주저인 <불화>도 근간예정인 것으로 아는데(랑시에르가 재차 방한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한번 더 주목받는 이름이 될지 모르겠다. 그 전에 개정판을 읽어둬야겠다.


찾아보니 영어본으로는 랑시에르의 근간이 <아이스테시스>(2013), <알튀세르의 교훈>(2011), <말라르메>(2011) 등이다. 이 중 <알튀세르의 교훈>은 랑시에르의 첫 책이지만 영역본은 2011년에야 나왔다. <아이스테시스>와 함께 국내에도 번역됨직하다.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두레, 2013)도 재출간된 책이다. 상/하 분권으로 나온 책 1995년이니까 18년만에 나온 셈이고, 오랫동안 절판돼 있었기에 반가운 책이다. 국내에는 그의 자서전도 번역돼 있다(<모택동 자전>이란 책은 <중국의 붉은 별>의 부분역이다). 이 책의 의의는 이렇게 소개된다.



<중국의 붉은 별>은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조지 오웰의 <카탈루니아 찬가>와 더불어 세계 3대 르포 문학의 하나로 손꼽히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은 중국 혁명에 대한 아주 잘 알려진 역사적 고전일 뿐만 아니라 저널리즘의 한계를 뛰어넘어 빛나는 역사적 작품이 되었다.


한국어 초판이 나왔을 무렵에 중국 현대사는 관심사가 아니었다(대학원에 다닐 무렵이었으니 관심분야가 좁을 수밖에 없기도 했고).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서 책은 바로 주문했다. 같이 주문한 책이 로스 테릴의 <장칭>(교양인, 2013)인데, 마오와 그의 아내라면 독서의 짝으로도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그리고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중국 현대사에 관한 흥미로운 '뒷담화'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같이 읽기에 요긴하다.


베스트셀러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한문화, 2005)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의 신간도 출간됐다. <인생을 쓰는 법>(페가수스, 2013). <글쓰며 사는 삶>(페가수스, 2011)까지 포함하면 현재 3종이 나와 있는 셈이다. 글쓰기 관련서로는 어느 정도 인지도와 신뢰를 얻은 경우라고 할 수 있을까(그 인지도 때문에 나도 <뼛속까지>는 구입했더랬다). 이 세 권의 원서는 이렇다.


개인적으로는 '글쓰며 사는 삶'에 한 다리 걸치고 있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번 읽어볼 참이다. 비록 글쓰기 강의는 적성에 맞지 않았지만 언젠가 글쓰기 책은 써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가령 앞으로 서평집을 네댓 권 더 내게 된다면 써평쓰기에 관한 책이라도 의무적으로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13. 05.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