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배송을 기대하고 주문한 책들이 대거 '펑크'가 나서 좀 허전한 저녁이다(한두 권씩 주문한 책은 왔지만 예닐곱 권씩 주문한 책은 어쩐 일인지 다 준비된 상태에서도 '상품준비중'에서 멈춰 있다). 사실 배송됐더라도 읽을 여유는 없는 편이니 크게 상심할 건 아니지만, '면접'의 즐거움을 놓친 건 아쉽다. 이매뉴얼 쉬의 <근현대 중국사>(까치글방, 2013) 같은 책들이 그렇다.

 

 

 

그렇게 주문한 책들 말고 장바구니에 새로 넣어둔 책 가운데 스콧 허친스의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북폴리오, 2013)이 있다. '쓸 만한 이론서'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이론서가 아니라 소설이다. 제목의 배신이라고 할까. 선례가 없진 않다. 필립 커의 <철학적 탐구>(책세상, 2003)가 나왔을 때 나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에 관한 책인 줄 알았으니까(대학 구내서점에서 철학코너에 꽂혀 있기도 했다). 어떤 소설인가.

2011년 세계 최대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에서 화제를 모았던 스콧 허친스의 소설. 뉴욕타임스, AP통신을 비롯한 여러 미디어에서 지적이고 감성적인, 대단한 소설이 탄생했다고 입을 모아 호평했다. 친밀한 관계가 두려운 이혼남이 아버지의 기억을 가진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가족과 우정, 욕망, 슬픔, 그리고 용서에 관한 탁월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아버지를 점점 닮아가는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그 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 어머니의 참모습과 그 이면의 진실을 찾게 되고, 그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에서 절대 경험해볼 수 없었던 진정한 사랑도 깨닫게 된다.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 만큼 참고할 만한 다른 정보도 없다. 리뷰가 좀 뜨는 걸 보고 구입을 결정할 생각이다. '사랑에 관한 읽을 만한 소설'인지 아닌지 말이다. 이미지를 찾아보니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 작가 사진이 눈에 띈다.

 

 

13. 03. 16.

 

P.S.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과 함께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은 <원시인 다이어트>,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것>, <권력의 투사법>, <영장류 게임>, <이것이 힉스다> 등이다. 모두 페이퍼감이지만, 책을 손에 들게 되면 말을 더 보태도록 하겠다. 그러고 보니 '이주의 책'의 이면쯤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