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라기보다는 헌책방 같은 모양새가 됐지만 여전히 구입할 책은 많고 읽을 책은 차고 넘친다. 그래도 새로운 책 소식은 언제나 눈이 뜨이게 한다. 경향신문 주말판 '해외 책'란에 실린 짐 홀트의 <세계는 왜 존재할까> 같은 책이 그렇다. '실존적 탐정소설'이 부제라는데, 아직은 하드카바만 나와 있다(표지는 왜 여러 종일까?). 뉴욕타임스가 뽑은 ‘2012년의 책’ 10권에도 뽑혔다고. 어떤 책인가?

 

 

짐 홀트는 실존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와 사르트르의 책을 읽다가 영감을 받은 데다 영국의 작가 마틴 에이미스가 어느 인터뷰에서 “세계의 존재이유에 대해 대답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아인슈타인 다섯 명은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한 말을 듣고 이 책을 쓰게 됐다. 그는 어쩜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이미 있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이 두세 명을 찾을 수 있어서 그들을 소위 올바른 순서로 배치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훌륭한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결국 철학자 아돌프 그루반(*아돌프 그륀바움), 소설가 존 업다이크 등 신학·철학·물리학을 망라한 여덟 명의 사상가와 학자들을 만나러 파리, 런던, 옥스퍼드, 피츠버그 등을 여행하며 세계의 존재이유를 찾는 탐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작가는 ‘세계는 왜 존재할까’라는 질문은 매우 심오해서 형이상학자나 생각해봄 직한 것인 동시에 너무 단순해서 아이들이나 물을 법한 것이라고 전제한다. 그는 이 책에서 아리스토텔레스나 데카르트 등의 고전 철학을 통해 무존재와 존재, 시간 등에 대한 연구 역사를 살펴본 뒤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유신론, 양자 우주론을 비롯한 과학, 추상적 가치로부터 연역하는 철학, 심지어 신비주의적 접근방식을 두루 섭렵하며 해답을 찾으려 한다.(경향신문)

흥미로운 발상의 책이어서 호기심을 갖게 된다.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고 하니까 국내에도 조만간 소개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때까진 막간에 '성찰하는 삶(examined life)'에 눈길을 주어도 좋겠다. 소크라테스 이래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철학적 삶이란 곧 성찰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같은 제목의 책이 세 권쯤 소개돼 있다.

 

 

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로버트 노직의 <인생의 끈>(소학사, 1993) 현재 절판됐지만 다시 번역돼 나온다고 들었다. 아, '세계는 왜 존재할까'란 질문을 던지는 하이데거의 <형이상학 입문>(문예출판사, 1994)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절판된 지 오래 됐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소식이 없다.

 

 

13. 01. 26.

 

P.S. 하이데거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존재와 시간> 해설서가 한권 더 나왔다. W. 블라트너의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입문>(서광사, 2012). <존재와 시간> 번역자이기도 한 소광희, 이기상 교수의 해설서에 이어서 세번째로 나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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