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번역된 나보코프의 <롤리타>(문학동네, 2013)가 곧 출간된다. 민음사판이 절판되고 새 번역본을 찾는 독자들이 많았는데, 이제 기다림도 막바지가 되었다. 화제작인 만큼 표지에 거는 기대들도 만만치 않아서 시안에 대한 왈가왈부가 있었고 급기야는 문학동네 카페에서 공모전까지 열고 있다. 덕분에 나도 관심을 갖고 러시아어판의 표지를 찾아봤는데, 결과는 좀 실망스럽다. 대신에 다른 작품 표지는 맘에 드는 게 있어서 잠시 감상해보기로 한다.

 

 

러시아 출판사 가운데 아즈부카는 저렴한 문고본으로 세계문학 클래식을 내는 출판사인데, 몇몇 책은 '화이트 시리즈'로도 나와 있다(종이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표지는 깔끔하게 펴낸다). 나보코프의 책들이 주로 들어가 있는데,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는 <롤리타>와 <절망>, 그리고 <사형장으로의 초대>가 눈에 띈다. 먼저 아래가 <롤리타>. 아무리 봐도 님펫의 매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병색의 롤리타다.

 

 

이어서 <절망>. 한국어판 표지와는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인데,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공평한 비교는 안 되지만 나는 러시아어판의 표지도 마음에 든다. 러시아에서는 이 정도 신경 쓴 표지도 드문 편이다.

 

 

그리고 <사형장으로의 초대>. 너무 노골적이긴 하지만, 이것도 괜찮다. 물론 어떤 표지든 <롤리타>보다는 훨씬 좋아 보인다.

 

 

사실 영어본의 표지라고 해서 특별히 영감을 주는 것도 아니다. 아래가 세 권 모두 펭귄에서 나온 표지들이다. 주근깨 롤리타는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표지로 써도 괜찮을 듯싶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롤리타 이미지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롤리타>에 나오는 '착한' 롤리타다. 적어도 이 스틸사진으로는 착해 보인다.   

 

 

아무튼 "롤리타, 내 삶을 밝히는 빛, 내 몸을 태우는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로 시작하는 <롤리타>가 곧 우리 곁으로 다시 온다. 내가 맡은 작품 해설의 교정 원고를 오늘 넘겼다...

 

13. 0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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