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관련서가 몇권 출간된 김에 정리해놓는다. 먼저 서양근대철학회에서 펴낸 <서양근대미학>(창비, 2012). 철학 관련 학회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가시적으로는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는 듯싶은 곳이 서양근대철학회인데, 그간에 <서양근대철학>(창비, 2001), <서양근대철학의 열가지 쟁점>(창비, 2004) 같은 개론서를 출간했고, 이어서 주제별 심화편으로 <서양근대윤리학>(창비, 2010)에 뒤이어 나온 것이 이번에 나온 <서양근대미학>이다. 향후 <서양근대종교철학>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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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에 따르면 "이 책의 의의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서양근대철학의 전문연구자들이 자신이 전공한 근대철학자의 미학사상을 집필하였다는 데 있다." 이어지는 설명에 따르면 국내 필진들이 쓴 미학관련서들이 없진 않다. 가령 미학대계간행회가 2007년에 출간한 책들이 있는데, 미학의 역사에 대한 총론과 함께 이론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론 <미학의 역사><미학의 문제와 방법><현대의 예술과 미학>(서울대출판부, 200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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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관련서도 적잖게 갖고 있는 편이지만 이 '대계'에까지는 아직 욕심이 미치지 않는다. 대신에 근대미학과 관련해서는 오타베 다네히사의 '근대미학 3부작'이 수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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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예술의 역설: 근대미학의 성립>(돌베개, 2011)과 <예술의 조건: 근대미학의 경계>(돌베개, 2012)가 출간돼 있고, <상징의 미학>이 근간으로 돼 있다. '상징'을 키워드로 하여 근대미학의 변용을 다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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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근대미학 얘기가 나온 김에 균형을 맞추자면 중국미학과 미학사에 관한 책들도 챙겨놓으면 좋겠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푸른숲, 1999)의 저자 장파 교수의 신작 <장파교수의 중국미학사>(푸른숲, 2011)가 가장 방대한 책이다. "저자는 상고 시대부터 청나라 시대까지의 중국 역사를 미학적 관점에 따라 6개의 시대로 나누고, 각각의 시대적 조류와 사상적 배경, 우주관과 세계관, 주요 문건, 미학 이론, 작품 및 인물 비평 등을 포괄하여 서술했다." 개인적으로는 리저허우의 <미의 역정>(동문선, 1991)과 <화하미학>(동문선, 1999) 등을 소장하고 있는데,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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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좀더 확장해 '동양미학'으로 가게 되면 역시나 챙겨둘 만한 책이 몇 권 있다.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동양의 미학>(다할미디어, 2005)가 중후한 책이라면, 리빙하이의 <동아시아 미학>(동아시아, 2010)은 넓이를 자랑한다. 책은 "문질文質 · 성정性情 · 예악禮樂 · 중화中和 · 은현隱顯 · 충신忠信 · 형신形神 · 기미氣味 · 강유剛柔 · 동정動靜 · 청탁淸濁 · 허실虛實 이렇게 12가지의 짝 개념, 즉 24가지의 개념"의 의미와 그 변천을 다룬다. 그리고 한린더의 <한권으로 읽는 동양미학>(이학사, 2012). 제목은 '동양미학'이지만 '중국미학'을 체계적으로 다룬 입문서이다. 두어 권의 책을 겹쳐 읽다보면 중국 미학과 미학사의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질 듯싶다...
12.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