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전에 간단히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눈에 띄는 책들이 많아서 몇가지 기준으로 정리하고(가령 아직 구입하지 않은 책들을 내주로 넘기는 식으로) 다섯 권만 추렸다. 타이틀은 전성원의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인물과사상사, 2012)에서 가져왔다.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이자 알라디너들에겐 '바람구두'로 더 친숙한 저자의 첫 단독저작이다. 주문한 책을 오늘 오후에야 올 듯한데, 몇몇 리뷰기사를 읽으니 저자가 몇 년간 공들인 흔적이 여실하다. "헨리 포드에서 마사 스튜어트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의 주요한 특징(모더니티)을 이루는 근대화와 세계화의 영역에서 우리의 일상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사람과 도시, 시대의 형태를 이끌어온 기업을 관찰한 결과"다.

두번째 책은 지난주에 구입한 것인데, 크리스천 퍼렌테의 <왜 열대는 죽음의 땅이 되었나>(미지북스, 2012). '기후 변화와 폭력의 새로운 지형도'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짐작하게 해준다. 기후변화 혹은 기상이변이 오히려 '일상'이 돼가고 있기에 기후 관련서들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슬럼, 지구를 뒤덮다>의 저자 마이크 데이비스에 따르면 이 책은 "가까운 장래의 세계 정치를 내다보는 훌륭한 기사예보이다."
나머지 세 권은 모두 철학서이다. 토마스 허카의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책읽는수요일, 2012)는 '선택 윤리학의 세계적 대가'가 쓴 '인생의 딜레마에 대한 탁월한 안내서'라고 소개된다.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주문했고 이 책도 오후에 받을 예정이다. 알랭 바디우의 <바그너는 위험한가>(북인더갭, 2012)는 이렇게 빨리 번역될 줄 몰랐다. 영어본으론 2010년에 나온 책. 슬라보예 지젝이 발문을 붙이고 있는데, 지젝의 바그너론은 <오페라의 두번째 죽음>(민음사, 2010)에서 읽을 수 있다. 끝으로 서울대 철학과 김상환 교수의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문학과지성사, 2012). 2004-2011년 사이에 계간지와 학술지에 쓴 글들을 모았다. "동아시아의 역사적 현실은 서양의 학습과 전통의 복원 사이에서 새로운 교양의 세계를 열어야 하는 위대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저자는 머리말에 적었다.
 |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
토마스 허카 지음, 이순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