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과처럼 책을 검색하고 주문하는데, 검색만 되고 주문은 안 되는 책들이 있다. 절판된 책, '사라진 책들'이다. 지난주에는 파크 호넌의 <셰익스피어 평전>(북폴리오, 2003)과 한국셰익스피어학회에서 엮은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동인, 2005)이 절판돼 유감스러웠는데(놀랍게도 셰익스피어에 대한 만족할 만한 두께의 평전이 없다!), 이번주에는 세르반테스의 나라 스페인이 문제다. 스페인의 역사를 다룬 책들을 찾았는데, 레이몬드 카 등의 <스페인사>(까치, 2006)와 존 엘리엇의 <스페인 제국사 1469-1716>(까치, 2000)이 모두 절판된 상태다.

 

 

20세기 스페인사 쪽으론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교양인, 2009)이 나와있기에 얼마간 '카바'가 되지만, 스페인 제국의 전성기를 다룬 역사책을 찾아볼 수 없다는 건 유감스럽다. 스페인 여행서가 드물지 않게 나오는 데 반해 정작 역사서가 '전멸'에 가깝다는 건 기이한 일이다(국내 독자층이 그만큼 얇고 빈약하다는 뜻일까?).

 

 

국내서로 포르투갈과 같이 다룬 <스페인/포르투갈사>(대한교과서, 2005)을 겨우 꼽아보려고 했지만 도서관에서 보니 내용이 빈약한 편이고 이마저도 품절 상태다. 중국 CCTV의 '대국굴기' 시리즈 가운데 <강대국의 조건 - 포르투갈/스페인>이 유일한 자료라고 하면 좀 남세스럽다. 국내 저자의 <스페인 제국과 무적함대의 흥망>(랜드앤마린, 2011)이 눈에 띄지만 전문가의 책은 아니다. 스페인제국 전성기에 대해서는 주경철 교수의 <대항해시대>(서울대출판부, 2008) 같은 책을 아쉬운 대로 참조하는 수밖에 없겠다.

 

 

사실 세르반테스만 하더라도 그 명성에 걸맞은 평전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대표작인 <돈키호테>는 물론 여러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모범소설1,2>(오늘의책, 2003)과 <사랑의 모험>(바다출판사, 2000)은 절판된 상태다(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사랑의 모험>만 갖고 있다). 빈곤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스페인사>나 <스페인 제국사> 모두 번역은 김원중 교수의 손을 거쳤는데(<사기>의 번역자 김원중 교수와는 동명이인이다), 그나마 현재 참고로 읽을 수 있는 건 김 교수가 옮긴 <코르테스의 멕시코 제국 정복기1,2>(나남, 2009)와 <스페인 제국사>의 저자가 엮은 <히스패닉 세계>(새물결, 2003) 등이다. 아무래도 중남미(라틴) 쪽으로 한발을 걸쳐야 더 조명을 받고 책도 수명이 길어지는 모양이다.

 

 

그나마 스페인의 노벨상 작가 카밀로 호세 셀라의 작품들은 (다시) 번역돼 다행이지만, 스페인의 대표적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와 미겔 데 우나무노도 사정이 별로 좋지는 않다.

 

 

스페인 문학사도 세 종 정도 나와 있었지만 현재는 절판됐거나 절판돼 가는 상황.  

 

 

스페인 문학사 관련서로 국내 전공교수들의 책들이 몇권 나와 있지만 일차적으론 전공자들을 위한 책이다. 교양 독서거리가 될 만한 스페인사와 스페인 문학사 책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유감의 말을 좀 적었다...

 

12. 0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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