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올해는 정치와 정치인, 정치이념을 주제로 한 책들이 다수 출간될 전망이다. 스타트를 끊은 책 가운데, 국내 정치학자들이 자유주의와 대의민주주의에 대해 논한 책들이 눈에 띈다.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폴리테이아, 2011)와 <왜 대의민주주의인가>(이학사, 2011)가 그것이다. 일단은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소개기사만 올라왔기에 옮겨놓는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문지영의 <지배와 저항 - 한국 자유주의의 두 얼굴>(후마니타스, 2011)과 같이 읽어봄직하다(질문에 대한 답도 얼추 들어 있지 않나 싶다).

 

 

 

한겨레(12. 01. 04) '자유주의’ 진보 대안이념 가능할까

 

‘자유주의를 진보적 이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나온 가장 논쟁적인 문제 제기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자유주의는 냉전·분단체제 속에서 반공주의로 받아들여지거나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경제적 자유주의로만 인식되는 등 제 뜻과 달리 왜곡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렇다면 이런 왜곡을 바로잡는 데에서 더 나아가 자유주의를 진보의 대안이념으로 삼는 것도 가능할까?

한림대 정치경영연구소가 그동안 펼쳐왔던 자유주의에 대한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묶은 책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폴리테이아 펴냄)는 이런 물음을 본격적으로 던진다. 최태욱 한림대 교수(정치학),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정치학), 박동천 전북대 교수(정치학) 등 대부분의 지은이들은 자유주의는 본래 진보적이거나 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에 속한다.

특히 최태욱 교수는 서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자유주의의 현실적 가능성을 간명하게 따져봤다. 최 교수는 진보적 자유주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예상되는 반론은 ‘왜 사회민주주의가 아니고 진보적 자유주의냐’는 물음일 거라 봤다. 평등의 확대를 진보라 한다면 사회민주주의가 더 분명한 진보적 대안이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평등의 확대를 목적으로 삼고 계급을 넘어 일반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복지 세력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진보적 자유주의는 사회민주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진보적 자유주의는 대중 친화성과 중도성에서 사회민주주의보다 강점을 가진다고 봤다. 한국적 맥락에서 볼 때 현실 속에서의 실천력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각각의 지은이들은 자신만의 논의를 거쳐 자유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이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건들을 따져봤다. 민주적 시장경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구축이 필요하며, 제도적으로는 비례대표제, 온건다당제, 연립정부 등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장 비판적인 시각으로 자유주의를 검토한 고세훈 고려대 교수는 “자본주의에 의해 사회적 연대, 공동체적 유대가 깨졌다면 사회경제적 약자를 타깃으로 한 계급 정치는 불가피하다”며 자유주의가 진보적 이념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오히려 계급정치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원형 기자)

 

12. 01. 04.

 

 

P.S. <왜 대의민주주의인가>는 이학사에서 펴내는 '정치사상총서'의 두번째 책인데, 첫번째 책은 <인권의 정치사상>(이학사, 2010)이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심의와 참여, 대표와 대리, 대의성 등 대의민주주의의 철학적 의의, 역사적 기원, 대의제 정치사상 등을 살펴봄으로써 SNS 정치 시대의 대의민주주의의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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