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삶의 해부'란 부제가 눈길을 끄는 책은 테렌스 데 프레의 <생존자>(서해문집, 2010). 아직 알라딘에는 책이나 저자에 대한 정보가 뜨지 않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테렌스 데 프레는 간단한 약력과 함께 '홀로코스트 학자'라고 소개돼 있다. 대표작이 1976년에 출간한 <생존자(The Survivor: An Anatomy of Life in the Death Camps)>. 저자 자신이 '생존자'의 모습이다.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나 살펴봤더니 이미 두 차례 번역된 바 있다(그래서 '오래된 새책'으로 분류한다). 어지간한 도서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일단 중앙일보사에서 펴낸 <월간 중앙>(1976년 10월호)의 별책으로 소개됐었다. 그리고 단행본으로 나온 것이 <생존자>(인간, 1981)이다. 역자는 차미례 씨. 이번에 나온 서해문집판은 이 번역판을 손질해서 펴낸 듯하다. 1981년판의 목차는 이렇다.

머리말 / 테렌스 데 프레 = 3
제1장 소설 속에 나타난 생존자
살아남기 위한 투쟁 = 11
페스트 = 14
누명쓴 사람 = 17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21
연옥(煉獄) = 24
암병동(癌病棟) = 30
제2장 증인이 되기 위하여
기록하라! = 36
죽은 자와의 약속 = 42
힘의 논리를 고발한다 = 53
제3장 배설물의 공격
배설에서 야기되는 참상 = 59
배설물에 의한 고문 = 62
정신력을 말살하는 것이 목표 = 66
몸을 씻지 않는 사람부터 죽였다 = 69
배설물과의 접촉에서 받는 충격 = 72
악의 상징으로서의 오물 = 75
제4장 악몽과 현실
유일한 도피처 = 79
더 이상 살아 있고 싶지 않다 = 81
휴매니티의 신뢰에 대한 배신 = 86
비인간적 솔직성에 대한 자각 =90
걸어다니는 시체들 = 93
수렁 속에서 의지를 되찾는 섬광같은 힘 = 98
제5장 죽음 속의 삶
살아남기 위한 두 가지 처방 = 103
협력과 저항 속의 생존 = 106
두 가지 용어 - '조직한다'와 '캐나다' = 111
암시장(暗市場) = 116
훌륭한 보직 = 121
삶의 연대의식 위에서 = 127
정보수집과 저항운동 = 131
죽음의 전략적 이용 = 135
약속도 보상도 필요없는 도움 = 138
선물 -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기쁨 = 144
빵의 법률 - 생존을 위한 응징과 질서 = 149
제6장 우리와 그들
수용소에서 행위에 대한 정신분석 = 157
영웅주의에 대한 오해 = 162
고통을 통한 인간의 재생 = 168
지옥에 대한 잠재의식 = 176
종말적 이미지의 극복 = 179
제7장 우리 시대의 예언자
철저한 빼앗김 = 185
추억과 희망을 버려라 = 188
성욕의 상실 = 193
생명의 선천적 잠재능력 = 197
바이오그램 - 생물학적 내면 구조 = 201
집단에의 경보 = 204
생명의 상향운동 = 206
문화와 죽음의 상관관계 = 209
아직은 절망할 때가 아니다 = 213
참고 문헌 = 217
역자 후기 = 224



오래 전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관심분야의 책이고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나 <암병동>에 대한 언급도 포함하고 있어서 구입해볼 작정이다.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돌베개, 2007)와 엘리 위젤의 <나이트>(예담, 2007),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청아출판사, 2005) 등과 같이 읽어봄직하다...
10. 0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