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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 읽기 사전
조유선 지음 / 열린책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새로운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출간에 맞추어 드디어 이 작가의 읽기 사전까지 출간됐다!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아직 새로운 셰익스피어나 괴테 전집도 완역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알기엔) 외국 문학 작가 사전이 출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한국문학의 경우에도 박경리 선생의 <토지 문학 사전> 정도가 예외적이고, 단지 몇 종류의 작가 사전 정도가 나와 있는 걸로 안다.
무릇 사전이란 그 나라 출판문화와 학문 수준의 지표라는 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많은 사전들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가나 작품 사전이란 거기에 덧붙여서 그 작가나 작품에 대한 학문적 온축의 집약이란 뜻을 갖는다. 때문에 그 연구사나 연구인력면에서 다른 외국문학에 비해 풍족하지 않은 러시아문학계에서 전집 번역에 뒤이어 이러한 사전이 출간된 일은 크게 격려할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미 전집이 출간된 푸슈킨 사전이나 톨스토이 사전, 체호프 사전도 기대해 봄 직하고, 19-20세기의 대가들의 작품들도 가급적 많이 번역되고 이런 사전까지 더불어 출간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책의 부록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번역 서지와 연구 서지가 붙어 있는데, 처음 보는 문건들도 있는 반면에 누락된 것들도 있고, 몇 군데 오타도 눈에 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서구>란 논문이 <도스토예프스키와 서가>란 제목으로 탈바꿈되어 있기도 하다. 좀더 세심한 교정이 아쉽다. 그리고 또 하나,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국내 연구서지는 작가의 명망과 한국에서의 지명도에 견주어볼 때 너무도 빈약하다. 단행본 연구서도 손에 꼽을 정도가 못된다. 이번 사전의 출간을 구두끈을 다시 바짝 조일 계기로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