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에 '상반기 베스트'를 꼽은 적이 있다(http://blog.aladin.co.kr/mramor/2107809#C1526414). 그러니 10월말에 '하반기 베스트'를 꼽는 것이 억지스럽지는 않겠다(연말에 무얼 할지는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 알다시피 굉장히 많은 책들이 지난 몇 달 사이에도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지 않으면 주관적 베스트를 꼽는 것도 어려워진다. 내 기준은 6월 이후 출간된 책 가운데, '시의성이 있으면서도 내게 영감을 준 책'이다(영감을 주는 건 제목이나 목차만으로도 가능하다). 둘다 충족되면 좋겠지만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 번역서라는 조건이 추가된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국내서의 경우 내가 두루 살펴보지 못해서다. 인문 번역서의 경우는 그래도 두루 '구경'이라도 해봤다고 얼마간 자부할 수 있다. 어차피 주관적 리스트인 만큼 이러저런 변명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하여간에 "이때 이런 책이 나왔었지"란 걸 먼훗날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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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티- 20세기의 폭력과 새로운 도덕
조나단 글로버 지음, 김선욱.이양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7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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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너선 글로버는 뜻밖의 '발견'이다. 나는 서문만 읽고서도 원서를 주문했다. 번역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기념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 잘 읽고 싶어서. 지난 여름 방한했던 마사 누스바움의 강연에서도 글로버란 이름을 접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공동연구를 수행한 적도 있었다고. 누스바움의 주저들도 소개된다면 단연 베스트에 포함될 것이다...
러시아 사상가-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의 갈등과 배반, 결단의 순간을 되살린다
이사야 벌린 지음, 에일린 켈리.헨리 하디 엮음, 조준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6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2008년 10월 27일에 저장
품절
러시아문학 전공자로서 가장 반가웠던 책은 이사야 벌린의 이 '묵직한' 책이다.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의 삶과 결단의 순간들을 추척하고 있는 이 책은 러시아문학과 사상 공부에 자긍심을 불어넣어준다. 내가 나란히 꽂아두고 있는 게르첸의 자서전이나 러시아 인텔리겐치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톰 스토퍼드의 희곡 <유토피아의 해안>이 번역된다면, 그 또한 단연 올해의 책 후보다...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고생물학자 굴드 박사의 자연사 에세이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동광.손향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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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반기 베스트 목록은 오늘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을 사들고 오면서 구상한 것이다. '어느 인문주의적 박물학자의 고백'이 서문이다. 멋지지 않나? 한 도서평론가는 이렇게 평했다. "굴드 박사는 시종일관 우아하고 친근한 문체로 글을 쓴다. 그의 문장에는 독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고상함과 명쾌함이 있다." 답답함과 천박함이 거들먹거리는 시대에 이 얼마나 청량한 말인가!..
권력을 이긴 사람들- 하워드 진 새로운 역사에세이
하워드 진 지음, 문강형준 옮김 / 난장 / 2008년 8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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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이 하워드 진의 베스트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08년 한국의 여름을 기억할 때 한번쯤 떠올리고 싶은, 그리고 떠올리게 될 책이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 바야흐로 우리도 그러할 것이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예상환 외 옮김 / 현대경제연구원BOOKS / 2008년 6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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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빨간책'의 원제는 '진보주의자의 양심'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까지 수상한 크루그먼의 양심을 우리는 허다한 학자들의 양심과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책임에 대해 묻게 된다. '빈부격차 해소와 미래사회를 위한 경제학자의 지혜', 그런 걸 우리는 좀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듣고 싶다(물론 고군부투하고 있는 이들이 없진 않지만). 하긴 이 정도의 '진보'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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