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전집이 반양장본(소프트카바)로 표지를 바꿔서 다시 나왔다. 판권면을 보니 3판이다(2008년 초판). 이미 양장본 전집을 갖고 있지만 판본 수집가인 양 또 구입했다. 일단 <소설의 기술>부터. 나는 책세상판(<소설과 우리들의 시대>였던가. 확인하니 1990년에 나온 책이다)으로 처음 읽었으니 35년이 넘는 인연이다. 어느 페이지를 넘겨도 익숙한 문장들이어서 옛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려 다시 읽는 책들이 있다...

세르반테스의 동시대인들과 더불어 소설은, 모험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새뮤얼 리처드슨과 더불어 소설은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와 감정의 은밀한 삶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발자크와 더불어서는 역사에 뿌리내리는 인간을 발견한다. 플로베르와 함께 소설은 그때까지 미지의 세계였던 일상의 지평을 탐사한다. 톨스토이와는 사람들의 결정과 행위에 개입하는 비합리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시간을 탐색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와 더불어 붙잡을 수 없는 과거의 순간을, 제임스 조이스와는 붙잡을 수 없는 현재의 시간을 탐색하는 것이다. 토마스 만과 더불어서는 시간의 밑바닥에서 유래하여 우리 발걸음을 원격 조정하는 신화의 역할을 묻는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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