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보르스카의 ‘비필독도서‘ 칼럼을 모은 서평집이다(영어판 제목도 그렇다. ‘안 읽어도 되는 책들‘). 시집도 그렇지만 쉼보르스카라는 자유롭고 유쾌한 정신의 운동이 느껴진다. 책을 읽어치우는 ‘독서 먹방‘을 보여주는 듯하다(일본의 요네하라 마리가 그랬었군)...

그리고 한 가지 더, 진심으로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 내가 구식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는다는 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멋진 유희라고 생각한다. 호모 루덴스는 춤추고, 노래하고, 의미 있는 동작들을 만들어내고, 포즈를 취하고, 옷을 차려입고, 식도락을 즐기고, 정교한 예식을 거행한다. 그리고이런 유형의 유희들이 가진 중요성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이런 즐거움들이 없다면, 인간의 삶은 상상도 못 할 만큼 단조로워질 것이며, 동시에 대부분 개별적으로 뿔뿔이 흩어져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놀이들은 대개 공동체적 활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는 집단적인 훈련의 조짐이 가미되어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책을 갖고 노는 호모 루덴스는 자유롭다. 적어도 주어진 자유를 가능한 한 마음껏 누릴 수 있다. - P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