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1980)에 이어서 칼 세이건의 대표작 <창백한 푸른 점>(1994)을 읽는다. 세이건의 마지막 책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1995)이지만, 이미 <창백한 푸른 점>에는 지구인 동료들에게 남기는 그의 유지가 담겨 있다. 천문학은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친다...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원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 데 외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올 징조는 하나도 없다. 지구는 현재까지 생물을 품은 유일한 천체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인류가 이주할 곳—적어도 가까운 장래에--이라고는 달리 없다. 방문은 가능하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하다. 좋건 나쁘건 현재로서는 지구만이 우리 삶의 터전인 것이다.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수양의 학문이라고 말해져 왔다.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데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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