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주의 문학론부터 스튜어트 홀의 문화연구, 그리고 번역이론과 세계문학 담론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다앙한 이론의 소개와 수용에 기여해온 영문학자 김용규 교수의 논문집이 나왔다. <문화이론과 주체의 위치>(2026). 저서로는 <문학에서 문화로>(2004)(이 책은 그보다 10년 전에 나왔던 <문학에서 문화연구로>에 반응/반향이었다), <혼종문화론>(2013)에 이어지는 것으로 저자의 그간의 작업을 총정리하고 있다. 저자의 감회가 없을 수 없겠는데 그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독자로서도 감회를 느낀다. 어즈버, 30년이런가.
따져보면, 지난주에 마무리 한 이글턴의 <문학이론입문>(1983) 읽기에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주제가 문화이론과 문화연구인데 바로 정확하게 김용규 교수의 관심분야가 된다(이론강의를 이어가자면 스튜어트 홀의 <문화연구 1983>도 언젠가 다뤄볼 수 있겠다. 이글턴의 책만큼 ‘대중적인‘ 것은 아니지만. 덧붙여, 모레티의 <멀리서 읽기>가 절판된 건 유감스럽다. 강의할 기회를 놓쳤다). <문학이론입문>이 1986년에 번역됐으니, 이글턴 수용을 기점으로 하면 이론의 시간은 40년의 스텍트럼을 갖는다. 그 기간에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지고 독서의 대상이 되었던 여러 이론가들의 면면을 김용규 교수의 이번 책에서 만나게 된다. 관심 갖는 주체의 책을 번역서가 아니라 국내 저자의 책으로 만나게 된 것도 반갑고 고무적이다.
이론의 탐사 과정에서 저자의 계속 주시한 ‘나(주체)‘의 위치는 한편으로 ‘우리(한국인)‘의 위치이기도 하다. 지난 30년, 혹은 40년간 수용한 서구 이론의 정체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