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레프 톨스토이의 서거일이라 한다. 구력으로는 1910년 10얼 28일에 가출해서 11월 7일 6시 5분에 간이역 아스타포보(현 톨스토이역)에서 숨을 거두었고 11월 9일 영지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묻혔다(http://www.youtube.com/watch?v=E8_Th7UdsBw). 요즘 쓰는 달력으로 환산하여 오늘이 이 대문호의 기일이 되는 것이다. 미리부터 알고 있었던 건 아니고 한국일보의 '오늘의 책'을 보니 그렇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는 전공자인 나도 읽어보지 않은 책이지만(하긴 전집 90권을 어찌 읽는단 말인가? 그의 소설들만 읽기에도 인생은 짧다), 이번 학기가 가기 전에 조금은 들춰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기사를 옮겨놓는다.
한국일보(07. 11. 20) [오늘의 책<11월 20일>] 인생이란 무엇인가
1910년 11월 20일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82세로 사망했다. 구소련에서 1958년 완간된 톨스토이 저작전집은 모두 90권. <전쟁과 평화>나 <부활>을 ‘오늘의 책’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는 톨스토이의 마지막 저작이다. 1884년 ‘1년 365일을 위한 세계 모든 민족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의 빛나는 지혜’를 한 권의 책에 담을 구상을 한 그는 사망하던 해에도 이 책의 개정3판을 내는 등 만년의 열정을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쏟았다.
매일 일기 쓰듯 한 가지 주제에 관한 자신의 단상을 적고, 노자 부처 파스칼 칸트 등 동서고금의 사상가와, 성서에서 당대 무명 저널리스트의 글까지 인용한 다음, 자신의 생각으로 마무리한 형식이다. 톨스토이가 고른 인류의 지혜라 할 만한데, 솔제니친은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하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1월 1일, 톨스토이는 무엇을 주제로 인생론을 시작했을까? ‘책’이다. “그리 중요치 않은 평범한 것을 많이 알기보다는 참으로 좋고 필요한 것을 조금 아는 것이 더 낫다”고 쓴 그는 책에 대한 에머슨, 로크, 세네카, 소로의 글을 소개한 뒤 쇼펜하우어를 마지막으로 인용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자가 언제나 가장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는 법이다. 악서는 아무리 적게 읽어도 지나치지 않고, 양서는 아무리 많이 읽어도 과하다고 할 수 없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은? 톨스토이는 ‘시간’을 묵상했다. “현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무한한 접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 그 시간이 없는 한 점에서, 인간의 진정한 생활이 영위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정신력을 그 현재에 집중시켜야 한다.”(하종오기자)
07. 11. 20.
P.S. 톨스토이에 대해서도 할 얘기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털어낼 짬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최소한 페이퍼 하나라도 적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