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문학기행 7일차였다. 9박11일의 일정이 어느덧 종반을 향하고 있다. 오늘 날이 밝으면 시엔키에비치문학관을 찾을 예정이고 이후 곧바로 마지막 목적지 바르샤바로 이동하게 된다(점심은 바르샤바에서). 바르샤바에서 마지막 이틀을 보내면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항공편을 맞추느라여느 때의 8박10일보다 하루 늘어났다).
아우슈비츠행을 앞두고 있다고 앞선 페이퍼에서 적었는데 어제는 폴란드 최대 관광지 두곳을 방문하는 날이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비엘리츠카의 소금광산, 그리고 아우슈비츠(폴란드명은 오시비엥침). 소금광산은 9시 오픈시간에 맞추어 도착해서 영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보았다(거의 2시간이 소요됐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광산이겠거니 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내부시설도 잘돼 있어서 놀랐다. 지하130미터까지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올때는 6인승 정도 되는 엘리베이터(라기보다는 딱 승강기)를 이용했다.
광산 투어를 마치고 부근 호텔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뒤 일행은 아우슈비츠로 향했다. 사실 많은 영화와 자료에서 봤던 곳이라 수용소 정문을 들어설 때는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가는 느낌조차 들었다(최근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그렇다). 유럽 전역의 유대인의 분리와 집결, 이송과 ‘해결‘에 이르는 전과정이 수용소 막사별로 주제를 달리해 전시되고 있었다. 그나마 아우슈비츠는 비르케나우를 포함해 전쟁 막바지에 세워진 수용소들보다는 시설이 나은 편이라고 했지만 인류 최악의 집단범죄의 현장이라는 아우슈비츠의 오명을 떼어낼 수는 없었다.
한 막사에는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의 책들이 책장에 진열돼 있었는데 프리모 레비나 장 아메리, 엘리 위젤, 임레 케르테스, 타데우셔 보로프스키 등 눈에 익은 이름도 있었지만 낯선 이름들도 많았다. 홀로코스트 문학 내지 아우슈비츠 문학에 대해선 몇차례 강의하기도 했지만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래전에 베를린에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방문한데 이어서 이번에 테레진과 아우슈비츠 두 곳을 찾았으니 매듭을 지어도 좋겠다(소련의 강제수용소까지 찾아갈 일은 없을 듯하므로).
전시된 사진 가운데 1943년 테레지엔슈타트(테레진)에서 유대인들의 모습에 눈길이 머물렀는데 그해 10월 오틀라 카프카가 돌보던 아이들과 함께 아우슈비츠로 이송돼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는다. 프라하의 카프카 무덤에서 이번문학기행은 ‘테레진에서 아우슈비츠로‘라는 오틀라의 동선을 따라가는 여정이라고도 했는데 비로소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관광버스는 많이 와 있었지만 실제 수용소 투어는 여유있게 진행되었고 마지막 가스실을 둘러보는 것으로 예정보다 빨리 종료되었다. 원래 공식 일정에는 포함해 있지 않았지만 쉼보르스카의 묘지 방문을 많은 분들이 원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거기부터가 저녁 일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