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옛 정원, 예원을 방문한 것까지 점심에 적었는데 지금은 어느덧 모든 일정이 종료된 밤이다. 마지막 밤을 보내고 나면 내일은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공항행 버스에 오르게 된다.

오늘 점심식사 후에 소화한 일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서점(상하이서점)과 도서관 방문(쉬자후이도서관), 우캉루를 걸어 바진 고가까지 가기, 그리고 밤에 와이탄의 야경 구경하기.상하이 최대서점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늘 둘러본 상하이서점은 4층건물 전체를 쓰는 서점이었다(한자 이름으론 ‘상해서성‘으로 책의 성이란 뜻). 어차피 중국어책이라 읽을 수 없기에 문학코너의 책들을 주로 구경만 했다(철학쪽에서는 푸코의 콜레주 강의록 시리즈와 지젝의 <잉여향유> 번역본이 눈에 띄었다).

몇가지 눈길은 끈 대목. 먼저, 베이징의 서점에서처럼 일단 한강의 책들이 다수 매대에 깔려 있었다는 것. 그리고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책들(수상 사실을 알리는 포스터와 함께 두 권이 전시돼 있었는데, 한권이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이었다. 목록을 보니 중국어판으로는 다섯 권이 나와있는 듯했다). 중국작가 책으로는 단연 모옌과 위화 책이 눈에 들었다. 두 작가의 책만 모아놓은 코너도 있었다. 그리고 장아이링. 책이 새로 나외서인지 모르겠지만 매대 하나를 자아이링의 책들이 채우고 있었다.

우리가 찾은 도서관은 1847년에 처음 건립됐다는 쉬자후이도서관인데 지금은 세련된 디자인의 외관은 물론 내부도 멋들어지게 디자인돼 있어서 역사가 오래된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해주었다(위키에 따르면 현재는 상하이도서관의 분관이라 한다). 넓은 도서관의 장서를 다 둘러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나는 역시 문학코너 일부를 훑어보는 데 만족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건 세계시인선이었다.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생소한 시인들이 중국어로는 번역돼 있었다(데릭 월콧(월코트) 선집도 눈에 띄었다). 미국소설가로 필립 로스과 토머스 핀천의 몇몇 작품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번역돼 있었다(우리에게 없는 번역본도).

이어서 이번 여행에서 자주 이용한 디다(우리의 카카오택시)를 타고서 우캉루(한자로는 무강로)로 향했다. 피곤이 몰려와서 ㅇ이후의 얘기는 내일 귀국길에 오르면서 마저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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