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 빈에 도착. 날짜로는 3박4일이지만 빈에서의 온전한 일정은 이틀이다. 중반을 넘어선 이번 오스트리아 문학기행은 수도 빈에서 가장 어제오늘 이틀간의 풀타임 투어를 진행하고서 내일아침 기차편으로 마지막 목적지 부다페스트를 향하게 된다. 기차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해 숙소가 빈 중앙역 바로 옆으로 정해져서 창밖으로는 중앙역의 플랫폼이 보인다(아직 어둠에 싸인 채 조명들만 켜져 있다).

어제의 일정은 2017년가을 카프카문학기행차 빈을 찾았을 때의 일정을 떠올려주었다. 그때는 하루 일정만 빈에 할애돼 있었고 벨베데레궁전(미술관)과 슈테판대성당, 그리고 프로이트박물관을 찾았었다. 벨베데레(아름다운 전망이란 뜻)와 슈테판성당은 빈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들르게 되는 명소이니 특이한 선택이 아니다. 프로이트박물관이 문학기행 일정으로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에 중앙역 숙소를 떠나 일행은 도보로 벨베데레로 이동하여 이 유명한 궁전(상궁과 하궁, 두개의 궁전과 그 사이의 아름다운 정원)미술관을 관람했다(부활절 기간과 겹쳐 관람객이 많은 편이었다). 빈에는 많은 미술관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벨베데레를 찾는 것은 단연 빈의 화가 클림트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키스‘가 벨베데레에 걸려 있다(마치 파리 루브르의 모나리자처럼 키스는 벨데베레의 시그니처다). 나로선 8년만의 재회. 가이드의 설명도 들으며(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키스‘의 색감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클림트와 재회를 음미했다. 뭉크와 모네, 그리고 에곤 실레의 대표작들도 다시 보고(다시 본 그림들이지만 사실은 잊고 있었다)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긍전 출구쪽 레스토랑에서 등갈비와 오스트리아식 족발 등으로 식사를 하고 프로이트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트램으로 이동했다(빈에서의 투어는 대중교통으로 진행했다). 한번 환승하여 예정보다 조금 늦게 박물관에 도착했다. 한번 와본 곳이어서 친숙할 줄 알았는데 8년의 시간 때문인지, 리모델링 때문인지 낯선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기간을 거치면서 전시방식에 변화를 준 것 아닌가도 싶었지만 내 기억에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프로이트와의 재회를 기념하여 도서코너에서 프로이트와 빈에 관한 신간(영어책)을 구입했다. 8년 전에도 아마 책 한권을 구입했던 것 같다.

어제오늘이 주말과 휴일이어서 일정에 조정이 있었고 어제는 중앙묘지를 방문하는 대신에(오늘 오전 일정이다) 빈의 ‘명동‘거리를 걸어 슈테판대성당 앞에서 일정을 종료하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일행은 각자 관심에 맞는 곳으로 향했고 나는 슈테판대성당 내부를 8년만에 다시 둘러보고서 노천카페에서 살구주스를 마셨다(8년전에는 비엔나커피였다).

서울은 겨울추위가 다시 찾아왔다는데 이곳을 낮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일교차가 큰 편이라 아침저녁은 쌀쌀한 면도 있지만(그제는 쌀쌀했고 엊저녁엔 시원하게 느껴졌다) 너무 덥거나 춥지 않기에 여행하기엔 좋은 날씨다. 서서히 비엔나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