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9, 10월의 사회적 독서의 주제 중 하나는 '제국'이다(http://blog.aladin.co.kr/mramor/1540493). 미처 다 읽지는 못하겠지만 견적이라도 내볼 요량으로 대출한 책이 스티븐 하우의 <제국>(뿌리와이파리, 2007).
옥스포드대출판부에서 내는 'A Very Short Introduction'의 한 권이다. 내가 '아주 간단한 입문'이라고 부르는 시리즈로서 분량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은 책들이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더 읽을 거리'가 제시돼 있는데 몇몇 권은 국내에 이미 소개된 책이어서 겸사겸사 참고해볼 만하다.
먼저, 중국사학자 페어뱅크의 <신중국사>(까치글방, 2005)는 '중국 제국에 관한 입문서'로 소개돼 있다. 알다시피 페어뱅크는 하버대학의 역사학부 교수로서 영어권에서는 중국사학의 대부 정도 될 듯하다. 최근에 10권과 11권이 번역돼 나온 <캠브리지 중국사>(새물결, 2007)의 책임편집을 맡고 있기도 하다.
마셜 호지슨의 <이슬람의 모험>(1974) 전 3권도 무슬림 제국의 건설과 보편주의에 관한 고전적인 연구서로 추천되고 있다. 호지슨의 책은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사계절, 2006) 정도가 소개돼 있는 듯하다. 그리고 물론 역사적인 '세계체제'와 '세계 제국'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논의"로 꼽히는 월러스틴의 <근대세계체제>(까치글방, 1999)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D. 아베메티의 <세계 지배의 동학(The Dynamics of Global Dominance)>(2000)은 "근대 제국에 관한 개론서 중 하나로 가장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다"고 소개된다.
위르겐 오스터함멜의 <식민주의>(역사비평사, 2006)는 "식민주의에 관한 체계적이면서도 간결한 책"이라고 하며, 국역본 소개가 빠져 있지만 안토니 파그덴의 <민족과 제국>(을유문호사, 2003)은 "제국 건설과 대량 이주의 연관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책으로 아주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다"고 언급된다. 제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주제가 오리엔탈리즘인바, 이에 대해서는 물론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교보문고)이 고전적인 저작이다. 저자가 거기에 덧붙이고 있는 건 존 맥켄지의 <오리엔탈리즘: 예술과 역사>(문화디자인, 2006)이다. D. 카나딘의 책 <오리엔탈리즘: 영국은 자신의 제국을 어떻게 바라보았나>(2001)와 함께 "에드워드 사이드의 입장에 반대하는 대응들"로 제시되고 있다. 식민지와 탈식민지에 관한 연구서로는 단연 로버트 영의 <포스트식민주의 또는 포스트컨티넨털리즘>(박종철출판사, 2005)이 역시나 국역본 소개에 빠졌지만 "가장 넓은 범위를 다룬 좋은 책"이다.
'아주 간명한 시리즈'의 <포스트식민주의> 또한 영의 저작이다(앞의 책의 다이제스트판 정도 되겠다).
J.A. 홉슨의 <제국주의>(창비, 2003)은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그린비, 2004)과 함께 "제국에 반대하는 오랜 전통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반향을 얻고 있는 텍스트들"로 거명된다(국내엔 파농의 책 두 권과 전기 두 권이 소개돼 있다). 국내 소개돼 있는 책들 가운데 맨마지막은 네그리와 하트의 <제국>(이학사, 2001). "제국주의적 현재와 미래에 관해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 중의 하나"인데, 그 논쟁에 관해서라면 <제국이라는 유령>(이매진, 2007)이 참조가 되겠다.
끝으로 아직 소개되지 않은 책이지만 소장도서라서 저자의 언급이 반가운 책은 도미니크 리븐의 <제국: 러시아 제국과 그 경쟁자들>(2000).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러시아 제국의 팽창과 쇠퇴를 다루고 있다. 비교연구도 잘 되어 있다"라고 저자는 소개한다. 잘 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분량이 500쪽이 넘는 방대한 책이다. 대저 이 정도는 읽어줘야한다는 얘기겠다...
07.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