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서평기사들을 훑어보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은 제임스 모로(1947- )의 소설 <하느님 끌기>(웅진지식하우스, 2007)이다. 그나마 가장 자세하게 다룬 편이건만 기사 자체는 알라딘의 책소개보다 더 나을 것도 없었다. 세계적인 판타지 작가라는 저자의 약력을 읽다 보면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됐다는 게 다소 신기할 정도이다(물만두님의 페이퍼에도 없다니! 내가 못 찾은 건가?).

1947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1981년 첫 소설 <폭력의 와인>을 발표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 인공자궁에서 태어난 신의 딸, 즉 예수의 이복여동생이 현대 사회에서 구세주의 역할을 맡게 된다는 내용의 <성스러운 딸>로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했고, <진실의 도시>, <성인을 위한 성경이야기>로 네뷸러상을 수상했다. '하느님의 죽음'을 다룬 3부작 중 첫 작품인 <하느님 끌기>로 세계환상문학상과 그랑프리 드 리마지네르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종교뿐 아니라 인본주의, 무신론까지도 풍사의 대상으로 삼은 다양한 판타지를 발표해왔다.
원제는 <여호와 끌기(Towing Jehovah)>(1994)인 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 그대로이다?! "하느님이 죽었다는 가정에서 시작해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소설. 육신을 가진 하느님과 그것을 식량거리로 삼는 인간들이라는 파격적인 상상력을 보여준다. 철학적이고 인류학적인 고찰이 돋보이며, 그 안에 세상의 아름다움과 슬픔까지 담아내는 깊이가 있다." 그런 탓인지 작가와의 한 인터뷰는 '기독교의 살만 루슈디?'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살만 루슈디에게 이런 기막힌 풍자 실력이 있었다면 고생 없이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란 시카고 트리뷴의 평도 같은 맥락인 것이고.

알라딘의 소개를 마저 읽어본다. "제임스 모로가 '하느님 죽음'에 관해 쓴 3부작 중 첫 책인 <하느님 끌기>는 하느님의 시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천사들, 교황청, 무신론자들의 온갖 작전들과, 그들 틈에서 죽어라고 북극에 마련된 무덤으로 시신을 끌고 가는 한 유조선 선장의 이야기를 그린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신의 존재를 둘러싼 수많은 종교 갈등에 대한 풍자요, 신이 있든 없든 결국 이어지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이다."
"하느님의 죽음(Godhead)' 3부작의 이어지는 두 소설은 각각 'Blameless in Abaddon'(1996)과 'The Eternal Footman'(1999)이다. 내친 걸음에 마저 다 소개되면 읽을 만하겠다...


07. 09.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