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문학 강의에서 제롬 샐린저의 작품들을 읽었다(애칭으로 부르면 제리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포함돼 있지만 주로 겨냥한 것은 ‘글래스 가족 이야기‘다. 생전에 발표한 네 권의 작품(집) 가운데 유일한 장편 <호밀밭>을 제외하면 세권이 모두 글래스 가족과 연관돼 있다. 개별적으로는 이전에 읽은 적이 있지만 한꺼번에 모아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개의 강의가 그렇듯 비록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이후의 진전된 읽기나 이해를 위한 교두보는 마련했다(시행착오를 거치며 견적은 뽑았다).

글래스 가족 이야기의 자료는 세권의 번역본, <아홉 가지 이야기>(1953), <프래니와 주이>(19612 그리고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1963)이다. 작품집이 그렇게 나왔고, 개별 작품이 잡지에 발표된 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1948)부터 <시모어: 서문>(1959)까지다. 2010년에 타계했지만 샐린저를 말 그대로 1950년대 대표작가로 부를 수 있는 이유다(우리가 김승옥을 1960년대 작가로 기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책으로 묶이지 않은 작품까지 포함해서 글래스 가족 이야기를 구성하는 작품은 모두 아홉 편인데, 작가 사후에 나온 단행본 <글래스 가족 이야기> 기준으로는 일곱 편이다(따로 번역되기를 기대한다). 이 중 세 편이 <아홉 가지 이야기>에 수록된 단편이다. 단행본의 (재배열된) 목차를 기준으로 제시하면 이렇다. 작품 읽기의 순서로 삼아도 되겠다(다른 방식은 발표순으로 읽는 것이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1955)
<에스메를 위하여>(1950)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1948)
<작은 보트에서>(1949)
<프래니>(1955)
<주이>(1957)
<시모어: 서문>(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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