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책들은 많고 그걸 소개하는 일만으로도 아마 일주일이 모자랄 것이다(하물며 그걸 다 읽는다?). 한동안 연재하던 '최근에 나온 책들' 소개를 포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데, '전업 서재질'을 하지 않는 이상은 관련기사들을 퍼오는 것에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등의 새 번역서에 대해 몇 자 적는 일도 지난주부터의 숙제였는데, 오늘 아침에 다행히 관련기사를 읽게 됐다. 수고를 대신하면서 본격적인 글은 당분간 미뤄놓는다.  

경향신문(07. 07. 16) 루카치·바슐라르·프로이트…거장의 고전들 잇단 재번역

현대 서구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의 대표작들이 잇따라 재번역돼 나왔다. 게오르그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문예출판사), 가스통 바슐라르의 ‘몽상의 시학’(동문선),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성에 관한 세 편의 해석’(을유문화사).

1916년 발표된 ‘소설의 이론’은 헝가리 태생의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루카치(1885~1971)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본래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저작의 준비과정에서 나온 이 책은 서구 근대 장편소설에 관한 미학적 담론으로서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특히 1980년대 세상의 문학적 변혁을 꿈꿨던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출판사가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고 루카치 전공자인 김경식 연세대 강사(독문학)가 번역했다.

루카치는 이 책에서 왜 소설이 현대의 대표적 문학형식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역사철학적·미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는 소설은 현대의 문제적 개인이 본래의 정신적 고향과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나서는 동경과 모험에 가득찬 자기인식에로의 여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형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특히 유명한 본문의 첫 구절은 이번 번역본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이 갈 수 있고 가야만 하는 길들의 지도인 시대, 별빛이 그 길들을 훤히 밝혀주는 시대는 복되도다”로 옮겨졌다.



‘몽상의 시학’은 과학사가·과학철학자이자 문학 비평에서는 상상력 비평 또는 이미지 비평을 창시한 인물로 널리 알려진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의 대표작. 그가 타계하기 1년전에 나온 책으로 ‘불의 정신분석’ 이후로 계속된 시적 상상력에 대한 연구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바슐라르는 이 책에서 플라톤 이래 이데아의 모방에 불과한 가상으로 억압되어 온 이미지가 승리를 구가하는 시대, 철학의 지배로부터 예술의 지배로, 관념의 우위로부터 이미지의 우위로의 이동이 이루어지는 시대를 내다본다. 1978년 고 김현 교수가 번역했던 것을 이번에 새롭게 번역했다.



‘성에 관한 세 편의 해석’은 ‘꿈의 해석’과 함께 프로이트(1856~1939)의 현대 정신분석 이론의 초석을 세운 역작으로 평가되는 작품. 1905년 처음 출간된 이후 프로이트 자신에 의해 20년 동안 수정·보완됐다. ‘성적 이탈’ ‘유아 성애’ ‘사춘기의 재구성’ 등 총 세 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의식적·무의식적 충동과 행동에 내재하고 있는 억압에 대한 욕구와 정서적 에너지의 근원인 ‘리비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김진우기자)

07.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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