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학의 ‘젊은 피‘(1981년생이니 중년에 접어들었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신작이 번역돼 나왔다. <타인들의 나라>(2020). 작가가 기획한 3부작의 첫째권으로 프랑스어판으로는 올해 둘째권(<춤추고 있는 우리를 좀 보세요>)이 나왔다. 2024년에 3부가 출간돼 완결 예정. 모로코 이민자 가정 이야기라는 것으로 보아 모로코 출신 작가의 가족사가 소재인 듯싶다(카뮈의 <최초의 인간> 같은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2014년에 첫 소설(<그녀, 아델>)을 발표하고 2016년 <달콤한 노래>(번역본이 왜 품절돼 안 나오는지?)로 콩쿠르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프랑스의 간판작가로 부상한 슬리마니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의 뒤를 이을 만한 차세대 작가다(1940년생인 에르노와는 40년에 가까운 나이차가 있지만). 대표작가라는 타이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작품 목록이 좀 채워져야 하는데 2024년 기준으로 10년간 5권이라면 나쁘진 않다. <달콤한 노래> 이후 대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창작에 공백이 생기는가 염려했는데 나름 차기작을 착실히 써온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달콤한 노래>의 성취를(프랑스 여성작가 강의에서 고정으로 다루는 작품이 되었다) 넘어서는 묵직한 작품들을 계속 써주기를 기대하며 응원한다...



